기계의 인공지능이 인간의 통제력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그같은 연구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스스로 전원을 찾아 충전할 수 있는 로봇과 누구도 멈출 수 없는 컴퓨터 바이러스. 인간에 의해 원격조정되지만 목표물을 자동으로 찾아갈 수 있는 무인 공격기 등 기술의 발전이 만들어내는 결과물들이 결국 인간이 감당할 범위를 뛰어넘으리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로 인해 심대한 사회적 불안과 위험한 결과들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물론 이들 연구의 결과물들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만들어낸 묵시록적인 공상과학영화의 고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등장하는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컴퓨터 `할'에 견줄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그럼에도 불구, 뛰어난 사고기능을 갖춘 기계들은 이미 인간이 맡아온 각종 직업들을 대체할 수 있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

자동 운전장치, 가정용 서비스 로봇 등은 그 대표적 예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후보군들이다.

지난 2월 캘리포니아 몬트레이베이에서 비공개로 열린 아실로마 토론회에 참여한 인공지능 및 로봇 연구자들은 중앙집중된 초지능의 출현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놨으나 자동으로 목표물을 찾아 제거하는 로봇은 이미 만들어졌거나 만들어내는 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을 그린 영화 `터미네이터'의 암울한 세계관을 단순한 상상력의 산물로 치부해버리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범죄자들이 인간의 음성을 흉내 낼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된다면? 스마트폰 등으로부터 개인정보를 뽑아내는데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토론회를 주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에릭 호르비츠 박사는 연구자들이 인공지능의 폭주시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방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네기멜론대의 인공지능 전공인 톰 미첼 교수는 2월 토론회가 인공지능에 대한 자신의 낙관적 견해를 수정하는 계기가 됐다며 특히 개인적 삶의 정보들이 무차별적으로 취합되고 있는데 대해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계를 통제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 대한 과학자들의 우려와 대처방안을 담은 이 토론회의 결과물은 올해 하반기 출간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