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와 단어가 어울린 말의 단위는 그 결합 정도가 얼마나 단단한지에 따라 합성어가 되기도 하고 구가 되기도 한다.

# 청소년의 존재 기반은 다름아닌 학교와 가족이다.

# 이는 다름아니라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인해 국내 경기가 계속 침체함에 따라….

'다름아니다'도 '다름'과 '아니다'가 단단히 결합해 하나의 단어로 볼 수 있으면 붙여 쓰는 것이고 아직은 결합의 정도가 그리 강하지 않다고 평가되면 당연히 띄어 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결합의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인 말과 말 사이에 다른 말을 넣어 쓸 수 있는지를 보면,'다름'과 '아니다' 사이에 다른 말이 끼어들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단어와 단어 사이에 휴지(休止)도 느껴지지 않고 심리적으로도 붙여 쓰고 싶은 말이다.

그러니 '다름아니다'는 얼핏 보기에 합성어로 여기기 쉽다.

그 경우 이의 활용형인 '다름아닌,다름아니라,다름아니고' 따위도 모두 붙여 써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전엔 아직 '다름아니다'가 단어로 올라 있지 않다.

그 까닭은 우리말에 본래 '다름아니다'란 서술어가 없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단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 경우 띄어 써야 하는데,이때 '…에 다름 아니다' 식으로 많이 쓴다.

마찬가지로 '다름 아닌,다름 아니라,다름 아니고' 식으로 모두 띄어 써야 하는 것이다.

이때 서술어로 쓰이는 '…에 다름 아니다'란 표현은 흔히 일본어투라 해서 버려야 할 어투 중의 하나로 지적되곤 한다.

우리 어법에서는 이를 '…와 다르지 않다' 또는 '…와 같다'라고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비해 '견주어 보아 같거나 비슷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다름없다'는 단어이다.

따라서 '다름없다'는 항상 붙여 쓴다.

'이 물건은 진짜와 다름없다/그는 10년 전과 조금도 다름없는 모습이었다'처럼 쓰인다.

그런 점에서 '…에 다름 아니다'가 비록 일본어 표현을 직역한 투이긴 하지만 '…와 다르지 않다' '…와 같다' 등의 말과 함께 이 역시 우리말 체계에 수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름(이) 아니다'란 말을 이미 자연스레 쓰는 터에 굳이 '…에 다름 아니다'란 표현에 일본어투라는 굴레를 씌워 배척한다면 이는 스스로 우리말 표현을 옥죄는 결과가 되지 않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