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LPI 하이브리드는 아직 역부족

국산 디젤 승용차들이 연비를 꾸준히 개선하면서 국내 시판 이래 '연비 지존'을 차지해온 일본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와의 연비 격차를 상당폭 좁혀가고 있다.

16일 에너지관리공단이 게재한 '2009 자동차 연비등급 안내집'자료에 따르면 국산 승용차 가운데 최고 연비차량은 현대차의 베르나 1.5 디젤(수동)과 기아차의 프라이드 1.5디젤 4도어 및 5도어 모델로, 이들 3종의 연비는 22.0㎞/ℓ이었다.

이는 출시 이래 국내 최고연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23.2㎞/ℓ)의 연비수준에 1㎞/ℓ 정도의 격차로 다가선 것이다.

지난해 자료에서 국산 최고 연비 차종이었던 아반떼 1.6디젤(수동)은 연비가 21.0㎞/ℓ으로, 시빅 하이브리드와의 격차가 2.2㎞/ℓ 수준이었다.

공단 관계자는 "이들 모델은 변경 모델이 출시되거나 모델 연식 변경이 이뤄지면서 연비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수입 디젤 차량 가운데는 푸조의 308 1.6 HDi MCP 모델은 연비에 불리한 자동변속기를 쓰고도 연비가 19.5㎞/ℓ에 달해 수입차 가운데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다음이었다.

디젤 차량들의 선전에 비하면 국산 첫 상용 하이브리드 차량인 현대차의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17.8㎞/ℓ에 불과해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물론, 베르나와 프라이드의 디젤 자동모델 연비(18.3㎞/ℓ)에 못미쳤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의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가 동일 부피에서 휘발유와 경유에 비해 열량이 떨어지는 점이 감안돼야 하지만 연비 기준으로 아직 만족스럽지는 못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하반기에 시빅 하이브리드의 연비를 넘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한국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은 모델 보강이 시급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 모델은 휘발유, 경유에 비하면 청정연료에 속하는 LPG를 쓰는 탓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는 99g/㎞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델 가운데는 최저였다.

이번 자료에는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했지만 아직 시판은 시작되지 않은 GM대우의 새 경차모델의 연비도 수록됐다.

기존 경차모델과 같은 '마티즈(1.0 DOHC)'란 이름으로 연비검증을 받은 이 모델은 자동과 수동모델의 연비가 각각 17㎞/ℓ, 21㎞/ℓ씩으로, 경쟁모델인 기아차 모닝(자동 17.4㎞/ℓ. 수동 20㎞/ℓ)에 비교하면 자동모델의 연비는 다소 뒤지고 수동모델은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