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입점업체들에 과도한 판매 수수료를 부담시키고 특판행사 참여를 강요하는 등 횡포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백화점 입점업체 12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점업체 10곳 중 8~9곳(87.6%)이 백화점에 내는 판매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응답했다. 판매 수수료율은 2006년 평균 27.0%에서 2007년 27.6%,지난해 28.0%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패션잡화 업체는 32.7%,의류업체는 32.1%의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이 할인 행사를 하는 경우에도 부담은 입점업체가 대부분 부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할인행사를 하면 가격할인 부담은 업체에 전가되지만 할인율 10%당 판매 수수료율은 평균 1%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쳐,할인행사가 입점업체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특히 지난해 입점업체는 평균 15.7회 특판행사 참여를 강요받아 총 1789만원을 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내 패션잡화 업체의 95%,의류업체의 91.7%가 해외 브랜드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국내 브랜드의 매장을 구석진 곳으로 배정하거나 수수료를 차등 적용한다는 것이다. 한 백화점 입점업체 관계자는 "입점업체에서 직원을 파견하고 재고를 껴안는 것은 물론 판촉 특판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며 "현행 판매수수료율을 20~25%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목 중기중앙회 기업협력팀장은 "경기가 어려울 때 백화점 수수료를 낮춰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과징금을 부과해도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백화점들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선 적발 횟수에 따라 과징금을 높이는 등 징벌적 과징금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