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녹색기술 연구 · 개발(R&D)에 대한 재정지원을 오는 2013년까지 2조8000억원으로 확대하고 1조1000억원 규모의 '녹색중소기업 전용펀드'를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 '녹색투자 촉진을 위한 자금유입 원활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녹색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5000억원 규모의 녹색펀드 조성,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녹색장기예금과 녹색채권의 도입, 친환경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한 6000억원 규모 설비투자자금의 민관합동 조성 등도 포함됐다.

정부가 일반적인 녹색산업 육성책과는 별도로 자금유입 방안을 발표한 것은 불확실성이 크고 투자회임 기간이 오래 걸리는 녹색산업의 특성상 시장기능에만 의존해서는 충분한 투자자금 유입이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실제 민간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이미 녹색 금융상품이 등장했고 녹색 여신에 대한 우대책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한다.

녹색성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관련 산업으로 돈을 끌어 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투자촉진책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본다. 독일 일본 등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에서 정부보조와 지원이 절대적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다만 그간 조성된 각종 정책자금이 실제 운영상에서 보여준 낭비와 비효율의 극치가 녹색산업에서 또다시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는 특히 유념하지 않으면 안된다. 농특자금이나 벤처자금을 비롯해 그간 농어촌이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조성돼 온 각종 정책자금들이 마치 '눈먼 돈'처럼 인식되면서 '먼저 본 사람이 임자'였던 것도 사실이다. 정부의 녹색투자 촉진책에 포함된 녹색기술 R&D 지원비와 녹색중소기업 전용펀드 역시 철저한 사후관리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종전 정책자금들의 전철(前轍)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정부는 녹색성장 정책에 매몰돼 실적위주의 생색내기식 정책개발과 지원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정책 집행에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벌써 '녹색버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밝힌 '녹색기업 인증 및 확인제'가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와함께 각종 자금의 중복 부당 신청 여부와 실제 목적에 쓰였는지에 대한 검증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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