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검 일일강사로 나선 허재 감독


"각자 개성이 다른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힘이 바로 카리스마입니다"

프로농구 전주 KCC를 2008-2009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농구 대통령' 허재 감독이 1일 전주지방검찰청을 찾아 일일 강사로 변신했다.

허 감독의 이번 강연은 전주지검의 '나가자(나라의 발전.가정의 행복.자신의 미래를 위한) 아카데미'의 강사로 초청돼 이뤄졌고 KCC 추승균, 하승진 선수가 동석했다.

이재원 검사장을 비롯한 전주지검 전직원 70여명 앞에 나선 허 감독은 '소통의 리더십'에 대해 역설하면서 팀 융화를 위해서는 선수들과 끊임없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안하무인으로 살아왔지만 감독이 된 뒤부터 4년 동안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번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대화를 통해 선수들과 융화돼 한마음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는 '내가 갈테니 따라오라'고 명령하는 게 카리스마인 줄 알았는데 최근에서야 선수들과 똘똘 뭉치는 것이 진정한 카리스마라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자신의 '좌충우돌' 선수 생활을 회고하면서 감독직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옛날에는 선수.심판을 가리지 않고 욕하는 '무대포' 성격이었는데 감독이 된 후 선수들과 매일 심리전을 벌이는 이 자리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면서 "하승진 선수와는 앞으로 몇년 동안 심리전을 벌여야 하고 고참인 추승균 선수한테는 밀릴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강연이 끝나고 허 감독과 선수들은 농구 퀴즈대회와 사인회를 가진 뒤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sollens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