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가면 개고생'이란 문구로 화제를 모았던 KT의 '쿡(QOOK)' 광고가 '개고생'편에 이어 '발 도장'편을 내놓은 데는 이유가 있다. 쿡의 짧은 론칭 기간에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용했던 '개고생'이라는 다소 거친 카피와 이미지를 완화해 줄 소재가 필요했고 갓난아이가 제격이었다.

아기 모델은 광고계는 물론 방송에서도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시선을 끌어내는 아이템이다. 아기(Baby),동물(Beast),미인(Beauty) 등 이른바 '3B' 중 아기는 단연 사람들의 관심을 한번에 끌어낼 수 있는 소재다. 눈조차 뜨지 못하는 생후 5일 된 갓난아이가 배냇짓 순간에 알 수 없는 묘한 표정을 짓더니 '쿡'하고 발도장을 찍는 '발 도장'편은 다시 한번 인기몰이하며 '쿡'의 인지도를 높였다.

'발 도장'편이 이전의 '쿡'광고보다 호응이 좋았던 또 다른 이유는 한국적인 에피소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를 새롭게 썼던 '달 착륙'과 전 세계 유흥문화의 흐름을 바꿨던 '디스코'를 소재로 제작한 2편 광고들은 홈 기반 IT 서비스 제품으로는 좀처럼 시도되지 않았던 신선한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서양 문화에서 나온 소재라는 점과 자료화면을 패러디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발 도장'편은 이런 아쉬움을 한번에 날렸다. 신생아가 발도장을 찍는 것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지난 6월 첫째주에 동서리서치가 실시한 '정보통신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쿡은 91.6%의 높은 인지도를 기록했다. 브랜드 출시 두 달 만에 이뤄낸 성과다. 쿡의 이런 성공은 브랜드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2007년 이동통신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던 SHOW와 비교된다. 그러나 쿡은 SHOW보다 더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 온 국민이 거의 알 정도로 이름을 알렸다.

많은 브랜드가 TV광고를 통해 차별화된 이미지를 확보하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쿡 광고는 영문도 모르는 시각적인 자극만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호기심과 화제를 몰고 온 티저 광고와 국내 소비자에게 단기간에 높은 인지도를 얻어낸 본편 광고까지 선보인 쿡은 한국IT산업사뿐만 아니라 한국광고사에도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