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 입학하기로

"두려움 반, 설렘 반이에요.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니 떨리지만 기대도 하고 있어요."

가수 이소은(27)이 미국 로스쿨에 합격해 국제변호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뗀다는 소식이 화제다.

1998년 가수로 데뷔해 2005년 4집을 끝으로 학업에 전념한 그는 2007년 2월 고려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고 2월부터 차례로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코넬대학교, 조지타운대학교, 노트르담 대학교 등 4개 대학 로스쿨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그중 이소은은 시카고에 있는 노스웨스턴대학교에 입학하기로 결정했다.

25일 오후 전화로 인터뷰를 한 그는 "간절히 원한 것이었고, 나 자신과 싸우며 좌절도 겪은 후 거둔 값진 결과여서 기쁘다"고 차분한 목소리로 소감을 전했다.

노스웨스턴대학교를 선택한데 대해서는 "시카고라는 도시를 좋아한다"며 "대도시에서 공부해야 실무 경험을 쌓고, 전문가들과 만나기 쉽다. 캠퍼스에도 가봤는데 나와 에너지가 잘 맞았다. 또 이 학교는 2~3년 정도의 경험을 중시하는 학교로, 내가 사회생활을 오래 했으니 경험자들과 동기가 되는 게 좋다"고 웃었다.

그는 입학 자격을 갖추기 위해 필수 시험인 LSAT(Law School Admissions Test)와 에세이, 추천서 등을 준비하느라 2년을 보냈다고 했다.

"2007년 12월 뉴저지에서 LSAT 시험을 봤는데 어렵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정말 상상보다 어려웠어요. 또 자기소개서와 에세이에서는 감성적인 측면이 강한 연예인으로서의 일을 중단하고 로스쿨을 가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제 열정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죠."

영어 실력은 초등학교를 미국에서 졸업한데다 이미 고등학교 2학년 때 토플 만점을 받았을 정도로 수준급.

그러나 그는 "초등학교를 미국에서 나와 대화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시험을 준비하며 느낀 것은 중고등학교, 대학교 등 학력이 높아질수록 쓰고 배우는 용어가 많이 다르다는 점이었다"며 "대학을 미국에서 안 나와 걱정이 돼 매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 기사를 읽었다. 기사 하나에 모르는 단어가 많았지만 꾸준히 읽으니 느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사실 이소은이 로스쿨 진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오래됐다. 데뷔 시절 언론 인터뷰에서도 그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꿈을 물어보면 막연하게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어요. 막연한 꿈이 지금 구체화하는 과정이죠. 대학을 졸업할 즈음, 음악을 하는 연예인으로서 전문지식 없이도 제가 하는 말이 영향력을 갖게 되는 걸 경험하며 책임감이 느껴졌어요. 이것을 보완하는 게 로스쿨이라고 생각했죠. 전혀 다른 분야이니 주위에서 말리는 사람도 사실 많았어요."

현재 그가 관심 갖고 있는 분야는 국제법, 인권법, 저작권법 등. 그는 음악을 했던 사람이어서 저작권법에 관심이 많고, 어린 시절부터 인권 분야에 관심이 많았으며,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일하고 싶은 열망이 커 국제법도 파고들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학업을 통해 새로운 분야에 눈 뜰 수 있으니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부하겠다는 생각이다.

7월 초 시카고의 원룸에 둥지를 틀 그는 8월 말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9월부터 본격적인 첫 학기를 시작한다.

"3년 과정인데, 1년 반 정도는 학업량이 많아 죽어 지내야 한대요. 그래서 다른 욕심 부리지 않고 일단 학업에 엄청나게 주력할 겁니다. 하지만 2~3학년부터 여가 시간이 생긴다니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절대 그만두지 않을 겁니다. 음악에는 그 사람이 녹아있으니 저의 새로운 경험이 담긴 다른 색깔의 음악을 미니 음반, 싱글 등을 통해 선보일거예요."

그는 줄리어드 음대 출신인 피아니스트 이소연 씨가 언니인 만큼 자매가 '엄친딸'로 불린다고 얘기하자 "'엄친딸'은 내게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말이 부담스럽지도 않다"고 말했다.

또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인 청소년들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고 하자 "하나를 꼽아 얘기하기 어렵지만 언어의 중요성이 크다. 특히 법을 공부하려면 언어에서 한 치의 실수도 없어야 한다. 또 적극적인 성격을 가져야 한다. 미국은 도전하는 사람에게 문을 열어준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데뷔 시절, 긴 생머리에 하얀 원피스를 입고 가만히 서서 노래하는 제 모습만 떠올리죠. 하지만 저는 호기심 많고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에요. 이것저것 시도하며 난리치며 사는 스타일이죠. 먼훗날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는 것에 로스쿨 진학이 중요한 첫걸음이 됐으면 좋겠어요."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