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12일 출범한 '상생문화포럼'의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상생문화포럼은 대 · 중소기업 간 협력을 '문화'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취지로 결성된 모임.정 회장은 이날 출범사에서 "대기업의 경쟁력 유지는 핵심 역량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든든하게 뒷받침할 때 가능하다"며 "대 · 중소기업 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 상생협력을 단순한 경영전략이 아닌 우리 사회가 공유해야 할 문화적 가치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상생문화포럼의 첫번째 수장에 오른 것은 포스코의 상생경영 노력이 그만큼 전방위적이기 때문이다. 구매 기술개발 교육 금융 등 협력회사와 맞닿아 있는 모든 접촉면마다 상생 프로그램이 촘촘히 깔려 있다. 2005년부터는 아예 중소기업 지원을 전담하는 상생협력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이 같은 노력은 대외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5년 청와대에서 열린 '대 · 중소기업 상생협력 간담회'에서는 상생협력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2006년엔 은탑산업훈장,2007년에는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구매 부문의 상생 프로그램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이익 공유(Benefit Sharing)' 활동이다. 2004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이 제도는 원자재 공급회사와 공동으로 각종 개선활동을 수행하고 그로 인해 파생된 성과를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공급회사는 자율적인 개선을 통해 기업체질을 강화하고 포스코는 품질개선과 원가절감의 효과를 누리는 일석이조의 시스템이다. 부문별로 진행된 개선활동에서 재무적 성과가 생기면 공급회사에 금전적 보상 및 장기계약 체결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이 제도에 참여한 공급사는 총 419개사로 722건의 개선과제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1572억원의 금전적 효과가 발생했다.

협력사가 원하면 '경영 컨설팅'도 제공한다. 포스코 사내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 조직이 3개월 간 협력사의 경영취약부문을 진단하고 문제점을 해결한다. 작년에 12개 회사가 혜택을 받았고 올해도 24개사에 대한 컨설팅이 진행 중이다. 전직 최고경영자(CEO) 등 전문경영인이 협력사 CEO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경영 닥터제'에 대한 호응도 높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3개 회사가 경영 닥터제도를 신청했다.

포스코는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중소기업 발주 가능 품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 발주물량은 2006년 2조9547억원에서 2007년 3조7149억원으로 늘었고 작년엔 4조3300억원으로 불어났다.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맞춤형 중소기업 기술지원 프로그램인 '테크노파트너십'이 대표적인 예다. 포스코는 2006년9월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항테크노파크와 합동으로 기술자문단을 구성,중소기업의 수요에 맞는 무상 기술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술자문단은 600명가량의 박사급 전문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협약을 맺은 중소기업들은 기술자문단으로부터 수준 높은 맞춤형 기술컨설팅을 받는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시험연구 설비도 무상으로 제공된다.

포스코가 실시중인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프로그램'도 중소기업에는 큰 도움이다. 이 프로그램은 포스코가 구매하고 있는 수입물품을 국산화하거나 신제품을 개발하면 일정 기간 동안 제품의 구매를 보장해 주는 것이 골자다.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자금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2005년 말부터 중소기업으로 등록된 국내 전체 공급사를 대상으로 금액에 상관없이 결제금액을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거래 관계가 있는 외주파트너사와 고객사 공급사들이 시중금리보다 1~2%포인트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금융지원 펀드도 운영 중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