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국내 출시 앞두고 관심 증폭


내달 국내에 출시되는 닛산의 슈퍼카 'GT-R' 레이싱팀이 아시아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인 '슈퍼GT' 세팡 서킷(6.20-21)에서 챔피언에 올라 국내 스포츠카 고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모터 레이싱 대회나 일명 '슈퍼카'라고 불리는 초고속 스포츠카 분야에서 불모지나 다름없었지만 2010년 포뮬러 원(F1) 대회의 국내 상륙을 앞두고 최근 관심도가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 닛산이 '일본 자동차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GT-R을 7월부터 한정 판매(35대)하고 'Z시리즈'의 최신기종인 '370Z'를 8월에 출시하는 등 스포츠카 라인으로 본격적인 한국 공략에 나서면서 슈퍼카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도 커지고 있다.

슈퍼GT 우승의 주역인 GT-R은 1969년 '스카이라인 GTR'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자동차 시장에 등장한 뒤 12세대에 걸쳐 진화하고 있는 닛산 최고의 경주형 모델이다.

일본 모터스포츠계에서는 GT-R을 '전설의 자동차'라고 부를 정도로 오랜 세월 명성을 이어왔다.

닛산은 1969년 곧바로 GT-R을 레이싱카로 만들어 각종 자동차 경주에 출전시키기 시작했는데, 그해 JAF 그랑프리에서 1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1970-1972년 3년 동안 일본 투어링카 선수권에서 전설적인 50승을 거뒀다.

이후 극소수만 생산되던 시기를 지나 1988년 16년만에 부활한 2세대 GT-R은 1990년 데뷔 경주를 시작으로 1993년까지 일본 투어링카 선수권에서 29연승의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1994-1997년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 출전, 세계 무대에 이름을 널리 알린 GT-R은 2003년 슈퍼 GT에서 우승 한 뒤 5년만인 지난해 대회에 복귀, 다시 챔피언 자리를 되찾았으며, 올해도 일본에서 열린 1, 3라운드에 이어 말레이시아 세팡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도 렉서스 SC430, 혼다 NSX 등을 타고 출전한 레이싱팀들을 제치고 우승, 2연패를 향해 질주했다.

슈퍼 GT는 1993년 GT 챔피언십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05년 슈퍼 GT로 이름을 바꾸고 규모를 확대했으며, 매년 50만명 이상의 관중을 끌어모으며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주대회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GT-R은 이번 대회 최고 레벨인 'GT500 클래스'에 총 4개팀이 타고 출전했는데 모든 차량이 기존보다 엔진 용량과 파워를 더욱 키우고 상용차에서 보조석 등을 떼어내 500㎏ 이상을 감량했다.

특히 닛산의 모터스포츠 자회사인 '니즈모' 소속 레이싱팀이 선보인 GT-R은 처음으로 에어쿨링 시스템을 장착, 눈길을 끌었다.

슈퍼GT는 레이싱카 메이커들이 자동차를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F1 대회와는 달리 기존 양산차를 개조, 출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포츠카 고객들이 양산차와는 거리가 먼 F1보다는 일반 스포츠카와 유사한 레이싱카가 등장하는 슈퍼 GT에 더 열광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다음달 한국에 들어오는 닛산 GT-R은 슈퍼 GT에서 보여준 레이싱 파워가 거의 고스란히 남아있는 정통 슈퍼카다.

닛산 최고의 엔지니어링 기술이 집약됐다는 '올 뉴 프리미엄 미드십 플랫폼'(PM-Platform) 위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3.8ℓ 트윈터보 V6 엔진을 장착한 GT-R은 최대출력 485마력, 최대토크 60㎏.m의 폭발적인 힘을 자랑한다.

여기에 연속 6단 듀얼 클러치와 하나된 아테사 E-TS 사륜구동 시스템이 더해져 최적의 무게 배분과 핸들림 감각으로 레이싱카 못지 않은 성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 출시되는 GT-R은 영국의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랜드'(Motor Trend)로부터 '2009 올해의 차'에, '왓카'(What car?)로부터 '올해의 퍼포먼스카'에, '오토모빌 매거진'(AUTOMOBILE Magazine)으로부터 '2009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되는 등 호평을 이어왔다.

GT-R은 이미 국내에 출시된 경쟁 모델에 비해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고 드라이빙하기가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닛산의 모터스포츠 자회사인 '니즈모'의 레이싱팀 멤버 베노아 트렐루예(프랑스)는 "GT-R은 다른 차종에 비해 컨트롤하기 쉽고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성우오토모티브의 김병호 부사장은 "GT-R은 다른 슈퍼카에 비해 튜닝을 통해 마력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많아 매력적이며 내구성도 좋다"며 GT-R 출시가 국내에서 스포츠카 인식에 대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닛산은 GT-R과 370Z 외에도 이달 중 인피니티 브랜드의 또 다른 스포츠카 'G37 컨버터블'을 출시하는 등 올해에만 3종류의 스포츠카를 국내에 들여와 하반기 도요타 브랜드의 국내 진출에 맞서 스포츠라인 강화라는 전략으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세팡<말레이시아>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