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가 지역암센터에 구입비의 일정 비율(40%)을 지원키로 한 첨단방사선 치료기 도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복지부는 2008년도 지역암센터 첨단장비 지원사업계획에 따라 최근 경상대병원에 사이버나이프,부산대병원 · 전남대병원 · 충남대병원에 토모테라피 등 방사선치료기를 각 한 대씩 구매 지원키로 잠정 결정했다. 이에 대해 미국 배리언사의 '래피드아크' 수입판매사 측은 자사의 래피드아크가 더 나은 기능을 갖췄는데도 비공개 수의계약으로 기기가 내정되는 바람에 경쟁 대상에조차 오르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21일 연세의료원 등 의료계에 따르면 사이버나이프는 폐 간장 등 움직이는 장기에 발생한 암이나 두경부 및 척추에 생긴 작은 암 치료에는 효과적이지만 방사선 세기를 조절할 수 없다. 토모테라피는 운동성 장기에 방사선을 조사할 때 정상조직에 피해를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방사선 빔의 크기가 작아 치료시간이 40분 이상에 이른다.

이에 비해 래피드아크는 사이버나이프와 토모테라피의 장점을 갖춘 데다 정확도가 토모테라피보다 우수하며 복잡한 모양의 종양을 파괴할 수 있다. 특히 치료시간이 5분 이내로 하루에 60명 이상의 치료가 가능하다. 대당 가격은 450만달러로 토모테라피(400만달러)보다는 높지만 사이버나이프(500만달러)보다는 낮다. 이 때문에 방사선치료 전문의들 사이에선 토모테라피(하루 12명),사이버나이프(6명)보다 래피드아크를 선호하는 편이다. 올해 아주대병원과 원자력병원이 도입했으며 제주대병원은 설치 중이고 가천길병원은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래피드아크 수입판매사 관계자는 "토모테라피는 올 1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겨우 두 대가 팔렸고 사이버나이프는 몇 대가 팔렸는지 공개조차 되지 않았다"며 "복지부는 치료기 도입 사업에 대해 공고를 내지 않은 데다 래피드아크를 선호하는 현장 의료진의 견해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1차 서류심사,2차 현지실사,3차 프레젠테이션 등을 거쳤고 지역에서 다발하는 암,의료진의 견해,암센터의 기기 운용능력 등을 감안해 결정했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기존 선정된 기기보다 래피드아크가 더 우월하다는 의학적 근거가 있고 해당 암센터에서 변경을 요청한다면 재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