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안 되면 밥장사나 하지 뭐."

20년 넘게 외식업을 하고 있는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식당의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다. 식당은 창업까지는 쉽다. 하지만 쉽게 덤벼들다 보면 쉽게 망한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자영업자 수가 작년 대비 30만명 줄었다고 한다. 이 중 많은 분들이 식당 주인일 것이다. 지난해 폐업한 식당 수는 5만여개로 2007년보다 8배 이상 늘었다. 매년 30%에 이르는 식당이 폐업하고 있으니 3년 안에는 90%의 식당이 문을 닫을 정도로 성공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요즘같이 경기 침체로 취업하기 어려운 때에는 자영업이 새로운 대안일 수 있다. 하지만 식당 창업을 해 보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사전 단계를 거쳐야 성공하는 10%에 들어갈 수 있다.

먼저 자기가 운영하고 싶은 형태의 식당에 취업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 6개월 이상은 직원으로 일하면서 본인의 적성에 맞는지 알아봐야 한다. 그리고 개점부터 폐점까지 장시간 일할 수 있는 체력이 되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직원으로 조리,서비스,식재료 구입 등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배워 자신감이 생기면 그때 창업을 위한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 다른 식당에서 직원으로 일하면서 인정받아 조리 책임자나 매니저로 진급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받을 정도는 돼야 한다.

식당 주인은 기본적으로 요리 능력과 식당관리 능력을 갖춰야 한다.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음식 맛을 일정하게 유지해서 갑자기 직원이 퇴직하더라도 주인이 대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창업할 때 최대한 위험 요소를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선 주인이 능력을 쌓은 후에 시작해야 한다. 조급히 창업해 거액의 투자비를 날리는 것보다 힘들고 월급이 적지만 식당 종업원 생활을 하면서 능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충분히 경험을 쌓았더라도 첫 식당 창업은 믿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으로 시작해야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다. 꼼꼼한 조사 뒤 적당한 브랜드의 식당을 정해 5년 이상 인기가 지속될 음식인지 파악해야 한다. 트렌드에 민감한 음식인 경우엔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영업이 잘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6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운영 자금도 준비해 둬야 한다.

마침 필자는 신개념 한식레스토랑 '불고기브라더스'에 이어 철판 요리와 부대찌개를 결합한 프랜차이즈 식당을 기획했다. 그 일을 준비하면서 국내외의 수많은 프랜차이즈에 대해 공부도 많이 했다. 상당수 프랜차이즈는 1년 지나 시장에서 이름도 없이 사라졌다. 성공하는 프랜차이즈 비법을 한국경제신문 독자인 예비 창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이재우 불고기브라더스 사장 zeus@bulgogibros.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