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학교의 방과 후 교육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 내 교육 수준을 높임으로써 학생들이 학원 수강이나 과외 교습을 통해 공부를 하지 않아도 실력을 보강할 수 있게 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외부 강사를 초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사교육 경감 방안을 놓고 국민들의 찬반 여론을 수렴한 후 구체적 대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방과 후 학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찬성과 반대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지만,이는 추진해 볼 만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방과 후 학교 추진에 동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제도가 사교육을 많이 받는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사이의 위화감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공교육이 질적으로 부족해 요즘의 사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말이 공공연히 돌 만큼 사교육이 활개를 치는 현 시점에서 사실 더 이상 사교육을 부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집안 경제 사정이 넉넉지 않아 사교육을 받기 힘든 학생들도 있고,고액 과외를 서너 개나 '돌릴 수 있는' 학생도 있으므로 이들 사이에는 위화감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방과 후 학교가 활성화된다면 그만큼 사교육에 치중할 시간을 줄일 수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까지는 못하더라도 크게 완화시킬 수는 있다.

또한 방과 후 학교가 성공적으로 시행된다면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한시름 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사교육이 활발한 만큼 부모님들의 주머니에서 적지 않은 돈이 매달 학원비로 지출되는데,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면 다른 필수적인 소비나 문화생활 등 여가활동에 눈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부모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그러므로 방과 후 학교가 잘만 운영된다면 학생과 학부모 모두 이득을 보고,과열된 사교육 시장도 진정시켜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방과 후 학교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려면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첫째, 충분한 능력을 갖춘 교사들을 필요한 만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가장 의심스럽다.

방과 후 수업으로 학생들을 붙잡아 두면서 효율적인 강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학생들이 학교에서는 학교 수업대로 시간을 보내고 늦은 밤에 학원을 또 다니게 되는 등 역효과가 더 클 것이다.

실제로도 일부 지역에서 교사의 지원이 부족해 방과 후 학교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들이 눈에 띈다.

둘째,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수준별 수업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들 개개인마다 성취도에 차이가 있는데 모든 학생들이 같은 내용의 강의를 듣도록 한다면 학습효율이 떨어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단계의 수업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방과 후 학교를 무작정 의무화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의욕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하거나,학생들의 자율적 참여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원하지 않는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집중이 되지 않아 단순히 시간을 허비하고 끝날 수 있고,수업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과 후 학교는 운영의 효율성에 따라 사교육을 잡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만족을 주는 효자 정책이 될 수도 있고,성과 없이 끝난 정부의 예산 낭비 정책들 중 또 다른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방과 후 학교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을 거친 뒤 서서히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

방과 후 학교가 과열된 교육시장을 안정시키고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단비와 같은 정책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바다.

이한결 생글기자 (대원외고 3년) lhkb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