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시작함과 동시에 동사무소를 비롯한 관공서와 각 지하철역에는 봉사활동을 하고자 하는 중 · 고등학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더불어 봉사활동을 장려하는 것에 취지를 둔 현행법에 따라 중 · 고등학생들은 연간 최저 20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나 학교에서 제시하는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은 없지만,대부분의 학생들은 관공서나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장소에서 형식적인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지역행사가 열릴 때 행사요원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고 해외로 봉사캠프를 떠나는 학생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간 채우기'에 급급해 본래 교육과학기술부의 취지와는 달리 명목상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기관들이 학생의 봉사활동 시간을 부풀려 발급하는 소위 '뻥튀기'를 해주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의 명문 사립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성적뿐만 아니라 수상과 다양한 봉사활동 경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생각들이 만연해지면서 이러한 현상들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몇몇 학생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한껏 발휘하며 동시에 무색해진 봉사활동의 본래 취지를 살린 활동들을 하고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각 지역에는 저소득층 자녀들이 방과 후에 모여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는 아동센터나 공부방들이 많이 있다.

중 · 고등학생들은 그곳에서 친한 친구들이나 또는 봉사동아리를 조직해 정기적으로 영어나 수학과목 등을 가르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봉사활동보다는 외국에서 유학한 경험을 살려 뜻깊은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었다는 차용주 학생(대전 반석고 3년)은 지난 겨울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봉사활동 동아리 'The Creamy'를 조직하여 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항상 교실에 앉아 수업을 받는 학생의 입장에 익숙해져 있었는데,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게 그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아이들에게 정확한 영어를 가르쳐 주기 위해 한 시간 반 가르치는데 2시간 이상 수업 준비를 했어요. 처음에는 많이 힘들고 모든 게 어색하고 힘들었죠. 하지만 수업을 시작한 지 2개월쯤이 지나자 알파벳도 몰랐던 아이들이 기본적인 문장들을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는 너무 가슴이 벅차고 뿌듯했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영어 봉사활동을 그만두었지만 대학교에 진학하면 더욱 많은 시간을 투자해 영어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학 진학을 위해 형식적인 봉사활동을 하기보다 자신의 끼와 능력을 한껏 살려 보다 보람된 활동으로 진정한 사랑을 나누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이와 같은 활동은 굳이 동아리 차원이 아니라도 본인이 하고자하는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지역의 아동센터에 문의하면 연계해 활동할 수 있다.

다가오는 방학에는 보다 더 큰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아서 해보자.

손혜지 생글기자(대전 충남여고 3년) bluevery1106@ham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