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커피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06년 말 '자바커피'에서 '엔제리너스'로 간판을 바꿔 단 뒤 2년 반 만에 커피빈을 제치고 점포 수에서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올 연말 2위,내년에는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의 스타벅스까지 따라잡겠다는 기세다.

'천사다방'으로 불리는 엔제리너스의 점포 수는 지난달 말 169개로 커피빈(168개)을 1개 차로 앞질렀다. 스타벅스(297개),할리스(200개)에 이어 커피전문점 업계 3위다. 엔제리너스로 출발할 당시 27개였던 점포 수가 2년 반 사이 6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엔제리너스 매출은 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늘어,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올 들어 점포를 25개 늘려 커피빈(18개),스타벅스(15개),할리스(15개)보다 출점 속도가 빠르다. 이태환 엔제리너스 마케팅팀장은 "이달 중 7개를 포함,연말까지 100개 점포를 출점해 총 250개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께 2위인 할리스(올해 목표 매장 수 236개)를 뛰어넘는다.

엔제리너스 측은 롯데리아를 통해 가맹 부문에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내년 말이면 스타벅스도 제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롯데와 신세계가 백화점,대형마트에 이어 커피전문점에서도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지난해 49개,올해 40여개 점포를 낼 계획이어서 다른 업체들이 따라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엔제리너스의 성장세는 할리스와의 2위 쟁탈전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스타벅스는 국내 진출 10주년을 맞는 다음 달 초 안국동에 300호점을 낸다.

매장 수에서는 '빅4'가 각축을 벌이지만 매출 면에선 스타벅스(지난해 1710억원)와 커피빈(950억원)이 할리스(671억원)나 엔제리너스 등 후발 주자들보다 월등히 높아 질적으로 우위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매장당 매출 규모에서 스타벅스 · 커피빈이 각각 6억원대인 반면 엔제리너스는 4억원대,할리스는 3억원대에 머물렀다. 후발 주자들이 점포 수 확장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질적 · 효율적 성장에 신경을 썼다는 얘기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