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위성발사체 나로호(KSLV-I)가 오는 7월30일 발사될 예정이다. 나로호 개발에는 발사체 전체의 조립 및 시험을 담당한 대한항공과 발사체 상단(2단)의 킥모터를 개발한 한화 등 대기업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번 사업에 관여한 연구원들은 중소기업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으면 나로호 개발이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14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나로호 개발 사업에는 엔진 제작,기체 조립 분야 등에 10여곳의 중소기업이 참여해 크고 작은 역할을 수행했다. 이 중에서도 대표적인 회사가 두원중공업(대표 성기천)이다. 두원중공업은 1970년대부터 방위산업에 뛰어들어 화력장비,사격통제장비 및 유도무기 기체를 생산해 왔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우주 개발 사업이 시작된 1990년대 초부터 항우연과 함께 발사체 기체 구조와 인공위성 열제어계 장비 개발에 나섰다. 항우연이 독자 개발해 쏘아올린 과학관측로켓 KSR-I(1993),Ⅱ(1998),Ⅲ(2003) 개발에도 모두 참여했으며 이를 통해 로켓 기체 제작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이번 나로호 개발에서 두원중공업은 발사체 상단을 구성하는 노즈페어링부,위성어뎁트부,탑재부 등 외부 기체(왼쪽)의 개발과 제작을 담당했다. 발사체 하단(1단)은 러시아에서 제작된다.

정상완 두원중공업 방산사업본부 팀장은 "항우연 측에서 까다로운 사양을 요구했기 때문에 소음,진동,발사 조건에 맞는 소재를 선정해 시험 모델을 제작한 후 지상 검증을 반복적으로 받았다"며 "이번 나로호 발사는 20여년간 개발해 온 기술들이 실전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번 첫 위성 발사로 국내 우주발사체 개발 기술이 대 · 내외적으로 인정받게 되면 세계 위성발사체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나로호의 기체를 구성하는 특수 소재는 한국화이바(회장 조용준)가 개발했다. 이 회사는 유리섬유 탄소섬유 등 첨단 복합소재의 원료부터 토목,건축,전기전자,철도 수송용 재료를 생산하고 있는 복합소재 전문 업체.시속 180㎞에 이르는 속도를 낼 수 있게 개발된 틸팅열차 차량에도 이 회사의 특수 소재가 적용됐다.

나로호 기체 제작에는 카본-알루미늄 소재가 사용됐다. 이 소재는 가볍지만 강도가 우수한 카본과 알루미늄을 이용해 만든 벌집 형태의 고강도탄소섬유다. 항공기용 알루미늄보다 비강도(무게 대비 강도),비강성(무게 대비 강성)이 3배 이상 높다.

나로호의 최상단에 위치한 노즈페어링은 대기권 통과 시 위성체와 내부 전자기기들을 보호하는 부분.화이바는 노즈페어링 표면에 단열재를 2.5㎜ 두께로 씌워 로켓 발사 시 발생하는 열이 내부로 전도되는 것을 막았다. 또 페어링에 탑재될 위성과 장비들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 소음 등을 차단하는 음향블랭킷과 음향공명기를 기체 내부(오른쪽)에 설치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나로호개발에 참여한 기업들이 획득한 기술과 경험은 2018년 쏘아올릴 KSLV-Ⅱ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들은 축적된 기술을 앞세워 우리나라의 진정한 우주시대를 개막하는 주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