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개발 뒤엔 中企 기술력 있었다"
14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나로호 개발 사업에는 엔진 제작,기체 조립 분야 등에 10여곳의 중소기업이 참여해 크고 작은 역할을 수행했다. 이 중에서도 대표적인 회사가 두원중공업(대표 성기천)이다. 두원중공업은 1970년대부터 방위산업에 뛰어들어 화력장비,사격통제장비 및 유도무기 기체를 생산해 왔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우주 개발 사업이 시작된 1990년대 초부터 항우연과 함께 발사체 기체 구조와 인공위성 열제어계 장비 개발에 나섰다. 항우연이 독자 개발해 쏘아올린 과학관측로켓 KSR-I(1993),Ⅱ(1998),Ⅲ(2003) 개발에도 모두 참여했으며 이를 통해 로켓 기체 제작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이번 나로호 개발에서 두원중공업은 발사체 상단을 구성하는 노즈페어링부,위성어뎁트부,탑재부 등 외부 기체(왼쪽)의 개발과 제작을 담당했다. 발사체 하단(1단)은 러시아에서 제작된다.
정상완 두원중공업 방산사업본부 팀장은 "항우연 측에서 까다로운 사양을 요구했기 때문에 소음,진동,발사 조건에 맞는 소재를 선정해 시험 모델을 제작한 후 지상 검증을 반복적으로 받았다"며 "이번 나로호 발사는 20여년간 개발해 온 기술들이 실전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번 첫 위성 발사로 국내 우주발사체 개발 기술이 대 · 내외적으로 인정받게 되면 세계 위성발사체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나로호의 기체를 구성하는 특수 소재는 한국화이바(회장 조용준)가 개발했다. 이 회사는 유리섬유 탄소섬유 등 첨단 복합소재의 원료부터 토목,건축,전기전자,철도 수송용 재료를 생산하고 있는 복합소재 전문 업체.시속 180㎞에 이르는 속도를 낼 수 있게 개발된 틸팅열차 차량에도 이 회사의 특수 소재가 적용됐다.
나로호 기체 제작에는 카본-알루미늄 소재가 사용됐다. 이 소재는 가볍지만 강도가 우수한 카본과 알루미늄을 이용해 만든 벌집 형태의 고강도탄소섬유다. 항공기용 알루미늄보다 비강도(무게 대비 강도),비강성(무게 대비 강성)이 3배 이상 높다.
나로호의 최상단에 위치한 노즈페어링은 대기권 통과 시 위성체와 내부 전자기기들을 보호하는 부분.화이바는 노즈페어링 표면에 단열재를 2.5㎜ 두께로 씌워 로켓 발사 시 발생하는 열이 내부로 전도되는 것을 막았다. 또 페어링에 탑재될 위성과 장비들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 소음 등을 차단하는 음향블랭킷과 음향공명기를 기체 내부(오른쪽)에 설치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나로호개발에 참여한 기업들이 획득한 기술과 경험은 2018년 쏘아올릴 KSLV-Ⅱ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들은 축적된 기술을 앞세워 우리나라의 진정한 우주시대를 개막하는 주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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