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태어난 신세대들이 일자리를 찾아 기업으로 몰려들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인사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성장 배경 및 가치관이 선배 세대들과 달라 조직문화에 적지 않은 충격과 변화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최근 80년대 이후 출생한,밀레니엄 세대가 불러오고 있는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신세대 직장인들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조직관리시스템 구축에 고심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모니터그룹은 최근 "변화를 향한 촉매제-밀레니엄 세대가 가져온 기업문화 충격' 보고서를 통해 밀레니엄 세대는 폭넓은 사이버 네트워크,개인보다 소그룹 작업 선호,개인 및 기업정보의 폭넓은 공유,여가를 중시하는 가치관 등에서 선배 세대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기업 조직관리도 신세대의 등장은 물론 이들이 중간관리자로 진입할 때에 맞춰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재정리한다.

◆사이버세대…모든 것은 인터넷에

"엄마,오늘 새 직장 상사와 점심 먹는 데 같이 가면 안 될까?" "말도 안 돼" "인터넷에서 상사는 물론 그 부인까지 소개받았는데 뭐.회사 동료들과도 인사했어.걱정할 것 없다니까. "

보고서에 소개된 1950년대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 엄마와 밀레니엄 세대 딸이 나누는 대화다. 블로그와 채팅 등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사이버 네트워크 구축은 밀레니엄 세대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의 하나라는 지적이다.

밀레니엄 세대는 급여 정보는 물론 직장 업무,동료들과의 관계까지 모두 사이버 공간에 공개하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한다. 과거엔 비밀로 감춰졌던 많은 기업 정보가 이젠 더 이상 기밀이 아니라는 의미다. 결국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

◆경직적인 기업문화는 가라

밀레니엄 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일방적인 자기 희생을 감내하려 하지 않는다. 일 때문에 가족과 친구,취미활동 등에서 손해 보기 를 원치 않는다. 일과 여가가 균형을 잡은 삶이 최고의 가치다. 때문에 많은 급여만으로 그들을 잡아두기는 어렵다. 과거에 만든 성과 보상의 틀로 업무를 다그쳐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기업으로선 지금과는 다른 유인책이 필요하다. 동기 부여를 위해서는 급여뿐 아니라 여가와 승진 등 다른 매개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모니터그룹은 컴퓨터 마우스만 움직이면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사이버공간의 메커니즘에 익숙한 그들의 문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업무성과에 따라 수시로 이뤄지는 작은 승진 등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강해지는 소그룹화 경향

1970년대 전후의 X세대들과 비교하면 밀레니엄 세대는 상대적으로 소그룹화 특성이 강하다. 학창시절 소규모 팀의 구성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많아 작은 그룹 활동에 친숙한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직무교육이나 프로젝트 추진 때 이 같은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 직무교육의 경우 한 곳에 모아놓고 강사 중심의 집단교육을 실시하기보다는 기능 중심의 소그룹 교육으로 대체하는 게 바람직하다. 업무 역시 2~3년 단위의 중기 프로젝트를 소규모 팀에 맡기고 평가하며 보상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응력도 어느 세대보다 높다. 이라크 전쟁 당시 젊은 미군들은 무선 인터넷망이 원활하게 지원되지 않자 보안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서비스를 구축하기도 했다.

◆사내 커뮤니티를 확장하라

글로벌 기업 누구도 밀레니엄 세대의 성장을 막을 수 없다. 책임과 권한이 커지는 중간관리자층으로의 부상도 시간문제이다. 기업 발전을 위해선 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먼저 조직관리 측면에서 베이비부머 세대부터 X세대,밀레니엄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기업 내부에서부터 온 ·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권장하고 작지만 잦은 보상을 선호하는 특성을 감안한 인사시스템을 만들도록 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내부 네트워크 활성화는 대화 통로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외부 네트워크 확장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