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DST 등 4개 계열사 지분을 7800억원에 매각합니다. 재무적 투자자와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하는 방법으로 매각이 진행되며 여기서 얻어지는 6300억원의 현금은 전액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이슈 해소에 사용됩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알아봅니다. 김성진 기자. 두산그룹이 4개 계열사 매각 방안을 전격 발표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두산그룹은 유동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4개 계열사 지분을 묶어 재무적 투자자와 공동으로 출자한 특수목적회사에 한번에 매각했습니다. 전체 매각 금액만 7800억원에 달합니다. 4개 회사는 병뚜껑을 만드는 삼화왕관, 버거킹과 KFC 등 외식사업을 하는 SRS코리아,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방위산업 부문만 분리한 두산DST, 그리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20.54%입니다. 각각의 매각 금액은 두산DST가 4400억원, KAI가 1900억원, SRS코리아가 1100억원 그리고 삼화왕관이 408억입니다. 두산그룹은 지난 28일 재무적 투자자와 관련 계약을 체결했으며 6월말까지 특수목적회사 설립을 마무리하고 매각 대금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해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인데요. 어떤식으로 이뤄집니까? 일단 재무적 투자자는 미래에셋PEF, IMM프라이빗 에퀴티로 (주)두산과 공동 출자해 특수목적회사를 만들게 됩니다. 지분율은 (주)두산이 51%, 재무적 투자자가 49%로 경영권 역시 두산이 갖게 됩니다. (주)두산은 2800억원, 재무적 투자자는 2700억원을 각각 출자할 계획입니다. 두산은 삼화왕관과 SRS코리아 매각대금 1500억을 받는 만큼 실제 출자액은 1300억원이 될 전망입니다. 조금 복잡한 구조인데요. 두산은 경기 침체로 M&A 시장이 위축된 만큼 지분을 제값에 받고 한꺼번에 팔기 위해 이 같은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두산그룹은 특수목적회사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추가 수익까지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상하 두산그룹 전략기획본부 전무 "1300억원 투자하더라도 4개 사업에 대한 51% 지분을 여전히 SPC를 통해 보유하게 된다. 51% 지분은 향후 새로운 투자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재무적 투자자가 49% 지분 동참했다는 것은 현재 갖고 있는 기업의 미래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이야기이다." 재무적 투자자 역시 풋백옵션 등 아무런 부대조건이 없어 순수 투자 목적으로 참여해 두산 입장에서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으로 작용했습니다. 특수목적회사가 앞으로 4개 회사의 지분을 갖고 운영하면서 각자 지분을 팔겠다는 이야기인데요. 어떤 특장점이 있고 나중에 이들 기업의 경영 악화시 매각은 어떻게 됩니까? 특수목적회사는 지분을 5년내 완전 매각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양사가 합의할 경우 3년 이내 매각도 가능합니다. 여기에 상호 우선 매수권을 부여해 나중에 두산그룹이 다시 지분을 되살 수도 있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앞으로 이들 기업 실적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인데요. 두산그룹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두산DST와 KAI는 방위산업체로 이미 상당한 수주잔고 확보된 상태로 나빠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설명입니다. 또 SRS와 삼화왕관 역시 업계 1위 기업으로 현금흐름이 좋은 우량기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두산그룹은 이번 매각을 통해 얻어진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 계획입니까? 전체 매각 금액 7800억원 가운데 특수목적 회사 출자금을 제외하면 실제로 63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됩니다. 두산그룹은 6300억원 전액을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차입금 조기 상환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이를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8월 밥캣을 인수한 DII에 총 10억 달러 증자를 약속했는데요. 현재 2억8천만 달러는 확보한 만큼 이번 매각 대금으로 나머지 7억2천만달러를 조달해 증자를 올해안에 완료할 계획입니다. 이 경우 밥캣에 따른 유동성 문제는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상하 두산그룹 전략기획본부 전무 "지금 밥캣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앞으로 치유(증자) 할 금액이 많을 것 같지 않지만 만약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2012년까지는 증자 등 추가 치유 부분이 사라진다. 따라서 밥캣 이슈가 완전 해소된다고 생각한다." 또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채권단과 DII 대출계약 조건 변경에도 합의해 내년부터 적용될 에비타 부채비율 5배에서 2012년까지 올해 수준이 7배로 유지하기로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부터 주류와 테크팩 등 계열사 매각을 계속 진행했는데요. 이번 매각으로 이제 구조조정이 마무리가 되는 겁니까? 두산은 지난해와 올해초 테크팩과 주류부문 매각을 통해 가각 4천억원과 5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도 이번 4개 회사 지분 정리로 총 1조7천억원의 규모의 구조조정에 성공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앞으로도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룹이 소비재 중심에서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탈바꿈했고 지주회사로 전환한 만큼 비주력 계열사와 지분은 언제든지 처분할 방침입니다. 김성진기자 kims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