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세안(ASEAN) 10개국간 포괄적 협력관계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 정상회의가 오늘 제주도 서귀포에서 개막된다. 이에 앞서 어제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 아세안 주요국 정상들과 한 · 아세안 지역 주요 기업인 700여명이 참석하는 CEO서밋이 열려 금융위기에 대처하고 경협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회의는 정부가 밝힌 신아시아 외교 구상을 구체화 시키는 계기가 되는 데다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동아시아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 대규모 정상회의가 국내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아세안 10개국은 인구 5억7000만명,GDP(국내총생산) 1조3000억달러의 거대 경제권역이다. 한국의 세 번째 교역대상이자 두 번째로 큰 투자대상 지역으로 연간 400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왕래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대통령이 어제 CEO서밋 기조연설에서 양측의 무역 및 투자 확대, 문화관광 교류확대, 녹색성장 분야 협력확대 등 3대 협력 방향을 제시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무엇보다 아세안의 경우 일본 등과는 달리 산업구조가 우리나라와 보완적인 만큼 협력의 여지가 크고,'윈-윈'(win-win)의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한 · 아세안이 투자분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키로 한 것은,이미 발효된 상품 · 서비스에 이어 전면적인 FTA 체제로의 진전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한 · 아세안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아세안이 오는 2015년까지 단일공동체를 형성하면 향후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浮上)하면서 우리와의 경협에도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될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또 아세안 차원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입장이 발표될 것이라고 한다.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의 환기와 함께 북한에도 적지 않은 외교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임은 물론이다. 막대한 노동력과 자원을 보유한 아세안 국가들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는 만큼 이점에 주목한 포괄적 협력과 동반자 관계 구축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