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464만명, 6천400억 유치

은행들이 지난 6일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출시한 지 2주일(영업일 기준) 만에 가입자가 460만 명을 넘어서면서 시중자금을 무섭게 빨아들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과 농협 등 5개 금융기관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지난 22일 현재 463만8천여 명, 가입 잔액은 6천400여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 가입자는 우리은행 139만3천 명, 신한은행 90만8천700명, 농협 96만8천 명, 기업은행 66만7천200여명, 하나은행 70만1천 명 등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주택 소유 여부나 세대주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공공.민영 주택에 모두 청약할 수 있어 `만능통장'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청약통장 가입 열풍과 함께 하이닉스 청약 수요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의 저축성예금이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1∼20일 은행권 저축성예금은 4월 말보다 4조8천714억 원 증가했다.

4월 증가액 4천835억 원보다 10배가량 많은 것이다.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하이닉스의 유상증자 공모청약에 26조 원에 달하는 시중자금이 몰린 영향이 컸다.

증권사들이 청약 증거금을 일시적으로 은행의 수시입출금식(MMDA) 예금 등에 예치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강전은 연구원은 "은행권의 주택청약저축 유치 경쟁과 하이닉스 청약 수요 등의 영향으로 저축성 예금 위주로 대규모로 자금 유입이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은행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들어온 자금은 국민주택기금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돈을 마음대로 굴릴 수 없는 데다, 국토해양부로부터 받는 수수료보다 계좌를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과거 국민은행도 국민주택기금을 관리하면서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며 "지금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고객 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조성된 자금을 근로자 전세자금 대출 등 국민주택기금 대출로 운용한다.

또 잔액이 30억 원이 넘는 금액은 매일 정산해 총괄 수탁은행인 우리은행으로 자금을 이체하고 있다.

강 연구원은 "최근 일시적으로 은행으로의 자금 유입이 급증했지만 자금흐름이 증시에서 은행으로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최근 상승한 주가의 속도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증시로도 대규모 자금 유입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