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영국의 휴대폰 판매원인 폴 포츠가 오페라를 불러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은 바 있다. 그는 한 일반인 대상 장기자랑 프로그램에서 휴대폰 판매원과 성악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입견을 깨고 푸치니의 오페라 'Nessun Dorma'를 훌륭하게 불러 우승했다.

그가 세계적인 인기를 끈 것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향한 열정을 잃지 않고 부단하게 노력한 끝에 꿈에 다가선 스토리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또 보잘 것 없는 외모와 남루한 행색으로 예선무대에 선 그가 오페라를 부르겠다고 말하자 조소를 보냈던 심사위원들의 선입견을 멋지게 깨버린 데 대한 일종의 집단 희열감도 있었던 것 같다.

직장에서,학교에서,모임에서 우리는 수많은 선입견으로 인해 많은 오류와 시행착오를 범하곤 한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했다가 우연히 그 사람의 재능을 발견하고 놀라기도 하고,학력이나 전공 분야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다른 사람을 과소평가했다가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이런 선입견을 버리고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시야를 갖는다면 대인관계는 좀 더 자연스럽고 생산적으로 바뀌며,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선입견은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 우선 선입견은 고정관념에서 온다. 고정관념은 과거의 경험과 지식의 산물인데,우리가 새로운 것을 접할 때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 판단을 내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것을 전부라 가정하고 속단해 버리면 선입견이 된다. 선입견이 있는 사람은 새로운 사실이 주어지는데도 기존의 시각을 바꾸지 않고 고집한다. 또는 정확한 정보를 찾는 노력을 게을리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다. 반면 합리적인 사람은 과거의 경험과 지식에다 현 상황(사람)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종합해 최종적인 판단을 내린다.

그래서 선입견을 없애려면 첫째,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만으로 속단하려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새롭고 정확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언제든지 기존의 시각을 바꿀 수 있다는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때로는 용기도 필요하다.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상식이 잘못된 고정관념일 경우 상식에 반하는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철학자 칸트는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하는 것을 용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둘째,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는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를 길러야 한다. 겉모습이나 배경만을 고려하면 왜곡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시야를 기르려면 '내가 틀릴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게 되고,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된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생각하면 겸손한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며,이때야 비로소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야를 갖게 된다. 선입견 극복의 열쇠는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