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한지혜): 언니, 그 가방 짝퉁이죠?
동미(엄정화): 어머, 아니야.
지혜(한지혜): 아니긴요. 지퍼 간격이 너무 촘촘하잖아요. 거기 그 로고도 잡아당기면 뜯어질걸요?

(잠시 후) 나난이 동미의 명품 브랜드 '프라다' 가방의 상표를 잡아 당기자 가볍게 뜯어진다.

이 대목은 2003년 개봉한 영화 '싱글즈'의 한 장면이다. 짝퉁(모조품)을 진품인 양 들고 다니다가 제대로 망신살이 뻗친 것이다.

2009년, 비슷한 상황이 또 벌어졌다. MBC 월화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 주인공 천지애(김남주)가 남편 상사의 부인에게 잘 보이려고 '짝퉁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가 상사의 부인이 A/S를 받으려고 백화점에 들르는 바람에 들통나고 말았다.

명품 하나쯤은 갖고 싶은 게 여자의 심리다. 그러나 값비싼 명품을 파는 백화점 문을 쉽게 두드릴 수 없는 것도 현실.

비공식 명품 판매처나 온라인쇼핑몰, 홈쇼핑을 통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을 구입하려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진품으로 둔갑한 '짝퉁'이 판을 치면서 거액을 주고 '짝퉁'을 산 불운한 소비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

패션·잡화 온라인쇼핑몰 아스미오는 14일 속지 않고 진짜 명품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루이비통(Louisvuitton)…바느질 조잡하고 중간 중간 끊겨 있으면 '짝퉁'
국내 입고된 명품 가운데 매출액 1위인 '루이비통'은 진품과 모조품을 가죽 이음새의 박음질로 구분할 수 있다. 루이비통은 왁스를 먹인 특수 실을 손으로 박음질 했기 때문에 바느질이 완벽하고 깔끔한 반면, 모조품은 바느질이 중간에 끊어지는 경우가 발견된다.

가죽도 진품은 핸들이나 바닥을 포함한 전체 가죽 색깔이 일정한 반면, 모조품은 가죽 색깔이 일정하지 않고 탁하다. 액세서리 역시 진품은 특수 공정을 거쳐 벗겨지지 않는 반면, 모조품은 도금이 지나치게 두껍고 반짝거리는 느낌이 든다.

◆발리(BALLY)…글씨체 다르면 '가짜'
'발리'는 로고를 살짝 변형한 모조품이 많다. 발리의 대표 로고인 'B'를 다른 알파벳으로 바꿔 쓴다거나 글자 모서리의 각진 부분을 둥글게 표현하는 등의 방식이다. 진품의 로고는 천 소재나 각인된 로고를 사용하지만, 모조품은 프린트 된 로고를 쓴다.

상품의 치수도 진품은 유럽사이즈, 미국사이즈를 표기하지만, 모조품은 다른 사이즈를 쓰거나 아예 표기가 없다. 또 진품은 제품 위에 제품명과 원산지가 표기돼 있지만, 모조품은 제품명이 없거나 별도의 택에 표기돼 있고 원산지 표기도 분명치 않다.

◆에트로(ETRO)…페이즐리 문양 선명해야 '진짜'
'에트로' 진품은 페이즐리 패턴을 직조한 후 코팅 처리하기 때문에 프린트와 색감이 선명하다. 반면 모조품은 진품과 같은 패턴을 프린트하기 때문에 페이즐리 문양이 연하거나 짙다. 겉면 디자인으로만 구분하기 어렵다면 내피를 확인해 보면 된다. 진품은 핸드백의 라인과 시즌에 따라 내피 색깔이 다양하지만, 모조품은 노란색 내피를 주로 쓴다.

액세서리도 진품은 부자재와 금속 장식에 'ETRO'나 'ykk'가 새겨져 있지만, 모조품은 'Italy'라는 로고가 새겨져 있거나 원산지가 분명히 나타나 있지 않다. 또 진품은 라벨에 표기된 글씨체가 크고 광택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프라다(PRADA)…정교한 진품 로고로 확인 가능
고소득 커리우먼이라면 꼭 하나쯤 갖고 싶어하는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원단 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 대신 진품은 로고가 정교하고 고품질 가죽소재로 만들어져 가죽 부분의 마무리가 깔끔하다. 진품의 원단은 일반 나일론보다 견고하고 내구성 있는 고급 패브릭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상품설명서가 고급 종이로 돼 있다.

모조품은 종종 전혀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가 있어, 프라다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프라다 홈페이지나 매장에서 진품 디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로고가 조잡하고 가죽의 품질이 낮다. 상품설명서도 저급 포장박스나 포장지에 적혀 있는 경우가 많다.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상품번호 찍힌 택 있어야 '진품'
'페라가모'는 상품번호가 안에 찍혀 있으면 진품이다. 모조품은 가죽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고, 로고가 있다 하더라고 조잡한 경우가 많다. 소재나 부자재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가짜다.

◆코치(COACH)…SPORTS COACH는 '짝퉁'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코치'는 'SPORTS COACH'라는 이름의 모조품이 판매되고 있다. 코치로 오해하도록 만든 모조품이다. 코치의 정식 상표는 'COACH'뿐이며, 대부분의 모조품은 로고만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모조품은 로고가 조잡하고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품과 다른 모양의 로고를 사용하거나 지나치게 반짝거리는 도금을 하는 경우도 있다.

정교한 모조품은 가죽도 고급 소재로 만들지만, 구입 후 며칠이 지나면 가죽이 일어나거나 트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진품과 같은 가죽을 사용하더라도 진품을 만들고 남은 짜투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재단이나 무늬가 엉성하다.

아스미오를 운영하는 (주)은다피제이는 "명품 브랜드를 구입할 때는 로고부터 재단까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가장 좋다"이라며 "평소 매장이나 홈페이지, 백화점 등에 진품 디자인과 품질 등에 대해 파악해 두고 있는 것이 모조품에 속지 않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