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 충무로 본점이 급부상하며 국내 백화점 점포 중 '빅5'를 넘보고 있다.

2006년만 해도 점포별 매출 순위에서 10위권 밖이던 신세계 본점은 2007년 본관(명품관) 리뉴얼 개점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명품 호황으로 명품관 리뉴얼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젊은 고객 유치 전략과 문화홀 갤러리를 통한 문화마케팅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본점은 올 1~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5% 늘어,전국 백화점 대형점포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5.6% 증가한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을 제외하면 성장 속도에서 따라올 점포를 찾기 어렵다. 불황인 데다 백화점 3사의 평균 매출 증가율이 3~6%대임을 감안할 때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신세계 본점은 2007년 2월 명품관을 개점한 이후 급신장세를 보이며 그해 매출이 31.8% 증가했고 지난해에도 20.9% 늘었다. 백화점 점포별 매출 순위도 2006년 16위에서 2007년 9위,지난해 7위로 뛰어올랐다. 올 1~4월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을 제치고 6위에 올랐고 5위인 현대 무역센터점도 근소한 차로 따라붙었다.

개점 3년차를 맞은 명품관은 서울 강북의 'VIP 고객'을 끌어모은 일등공신이다. 개점 당시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 '명품 빅3'를 비롯 총 258개의 수입 ·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켜 구색면에서 롯데 본점에 못지않다. 명품관 매출만 보면 지난해 45.7%에 이어 올 들어서도 30%대에 달했다. 특히 해외 명품수요의 국내 'U턴',일본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 '환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또 신관 4~5층에 영 브랜드들을 전진 배치하고,김장훈 등 대중가수들의 문화홀 공연 등을 통해 젊은 고객들을 유치해 종전 '올드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20~30대 고객 비중은 2006년 26.8%에서 올 1~4월 35.8%로 높아졌다. 전체 매출의 5% 수준인 외국인 매출을 제외해도 매출 신장률이 10%를 웃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주형 신세계 본점장은 "지금도 신규 고객이 계속 늘고 있어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빅 5'에 진입하고 2011년께 4위까지 도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세계 본점의 약진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본래 개점 4년차부터 개점 효과가 떨어지고 인근에 '백화점 최강자'인 롯데 본점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본점 매출은 여전히 롯데 본점의 절반 수준이어서 면적당 효율에서 떨어진다"며 "앞으로 환율 효과가 희석되면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