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개봉 영화 '블러드' 주연
전지현 "제한된 이미지 갑갑했어요"
전지현이 교복을 입고 와이어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전지현은 다음 달 전세계에서 동시 개봉되는 할리우드 진출작 '블러드'에서 트레이드마크였던 섹시 혹은 발랄한 이미지를 버리고 그동안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액션을 선택했다.

12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지현은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며 "하지만 그동안의 색깔을 버리고 나에 대해 잘 모르는 해외 연출진을 통해 한국에서는 만들기 어려웠던 이미지를 그린 것은 행운이었고 배우로서 새로운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블러드'는 일본의 유명 만화가인 오시이 마모루의 동명 인기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와호장룡', '영웅'의 제작자인 빌콩과 '키스 오브 드래곤'의 크리스 나흔 감독, '트랜스포터'의 무술 감독 위안쿠이(元奎) 등이 뭉친 다국적 프로젝트다.

전지현은 국가기관의 명령 하에 뱀파이어를 전멸시키는 인간과 뱀파이어의 혼혈인 16세 소녀 사야 역을 맡았다.

그는 "액션 연기는 할 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돌아보면 정말 매력이 있다"며 "그래서 다시는 안 한다고 하면서도 배우들이 속편에 출연에 출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전지현의 이미지는 섹시나 청순 등에 제한돼 있잖아요. 그런 것에 대해 갑갑한 부분이 있었어요. 물론 연기 경력에서 다양한 모습 못 보여 드린 점이 이유이고 반성해야 할 점이기도 하죠. 작품을 선택할 때 어떤 이미지를 깨야겠다든지 밀고 나가야겠다는 의도는 없지만 액션은 기회가 되면 또 하고 싶은 장르에요."
전지현 "제한된 이미지 갑갑했어요"
'블러드'는 전지현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작으로도 관심을 모아온 작품이다.

그는 "원작이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기에 부담도 된다"며 "다국적 문화가 모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만드는 데 있어 한국인, 아시아인 자긍심을 가지고 임했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서도 내가 말하는 것에 공감대를 이루고 연기를 통해 감정을 설득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해외 진출을 꿈꿔왔고 잘됐으면 좋겠어요. 해외에서 한국 문화나 한국 배우가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또 개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해외 진출을 마다하겠어요. 현실적으로는 언어가 문제인데 그런 점에서 액션 장르는 해외에 첫발을 내디딜 때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 하는 장르라는 위험도 있겠지만 충분히 감당하면서 도전할만하다고 생각했죠."

'블러드'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 앞서 아르헨티나와 중국 등지에서 촬영을 마쳤다.

그동안 후반 작업을 거쳤으며 국내에서는 11일 개봉된다.

그는 "16살 역할에 교복을 입고 출연해 민망하기도 한데 영화를 보면 잘 어울린다"고 웃으며 "교복을 입는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며 영화 속에서 새로운 모습이고 잘 어울리면 관객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끝으로 그는 "나이가 들면서 특별히 배우지 않아도 연기할 때 감정이 깊어지는 것 같다"며 "여배우로서 나이가 든다는 게 아름다운 일이며 일에 대해 조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