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강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투자와 열악한 시설 등 척박한 환경을 딛고 야구 피겨스케이팅 등에서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탄생하는 것을 보면서,이제는 우리 기업의 차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세계 각국은 현재의 경제위기 극복과 위기 이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해답을 연구개발(R&D) 투자에서 찾고 있다. 에너지 · 환경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정부 R&D를 대폭 확대해 미래 산업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 10년간 꾸준한 투자 증대를 통해 200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3.2%인 R&D 비중을 2012년에는 5%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양적인 투자 확대보다도 중요한 것은 질 좋은 성장임을 명심해야 할 때이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조선 · 자동차 · 휴대폰을 이을 신산업이 창출되지 못하는 등 R&D투입 효율성이 낮다고 지적하면서 시장 창출,즉 사업화와 글로벌 진출을 고려한 기술기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과 비즈니스가 결합된 시장 중심의 R&D가 경쟁력의 핵심인 것이다. 아울러 우리 기업들도 폐쇄된 R&D 문화에서 벗어나 외부 기술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이 녹녹지만은 않다. 풍부한 자본과 인력,기술의 상업적 거래가 활성화된 미국의 벤처생태계와는 달리 기업가 정신의 위축과 이공계 기피 현상이 이어지고 중소기업의 사업화 역량이 낮아 알짜배기 기술이 사장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은 일고 있다. 대학 · 연구소 등 공공연구기관의 2007년 기술이전 건수가 3년 새 3.2배 증가했고,기술이전 성과에 따라 연봉보다 많은 기술료를 받는 연구원이 늘고 있다. 또한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올해 기업의 R&D 투자는 작년에 비해 약 2% 증가한 27조원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민간의 투자 의지를 반영하듯,신성장동력 분야 기술기반 기업의 사업화에 투자하기 위해 민 · 관 합동으로 조성한 신성장동력 펀드에 국내외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등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기술로 무장한 작은 기업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도 힘을 보태려고 한다.

이제는 척박한 기업환경하에 일고 있는 창조적 기술혁신의 자양분을 끌어모아 글로벌 스타 기업을 탄생시킬 비옥한 토양을 일구고 결실을 맺어야 할 때다. 스포츠계에서 이룬 성과가 우리 산업계에도 이어져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당당하게 활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