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임신부라도 신종플루 감염땐 타미플루 복용해야"

임신부일지라도 신종 인플루엔자A(H1N1)에 감염됐다면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내 최대규모의 태아기형유발물질 정보를 갖고 있는 한국마더리스크프로그램(태아기형유발물질 정보센터) 한정열 소장(관동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6일 "임신부라도 신종플루에 노출됐다면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소장은 이 같은 지침이 미국 질병통제예방국(Center for Disease Control & Prevention)과 미국기형학정보센터(OTIS)에서 나온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임신부의 신종플루 감염에 대한 구체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이 없는 실정이다.

한 소장은 "이번 신종플루의 대유행시 최대 피해자는 계절적 감기와 마찬가지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 소아, 임신부가 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과거 감기가 대유행이 있었던 1918~1919년, 1957~1958년에 임신부의 사망과 자연유산, 조산이 많았던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통 임신초기에 감기로 고열이 발생하면 태아의 `신경관결손증'이 2배 이상 높게 발생하고, 임신말기 고열은 신경발달이상을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소장은 "신종플루에 감염됐다고 확진, 추정, 또는 의심되는 임신부는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필요하다"면서 "항바이러스 치료제 중 타미플루는 기형아 출산율 증가와 관련성이 낮은 만큼 신종플루가 임신부 및 태아에 미칠 부작용을 고려한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타미플루는 모유수유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한 소장의 견해다.

그는 이어 "타미플루는 신종플루에 노출된 후 48시간 내에 투여돼야 하지만 48시간 이후에 치료가 시작돼도 환자에게는 이익이 있다"면서 "만약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닷새 동안 약물을 투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임신부가 열이 있는 경우에는 임신시기에 상관없이 태아의 신경관결손증과 신경발달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해열작용을 하는 `타이레놀(Acetaminophen)'로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한 소장은 덧붙였다.

한 소장은 "신종플루에 감염된 수유아도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모유수유의 빈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만약 모유수유부가 타미플루를 복용한다 하더라도 모유성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모유수유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도 임신부는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도록 자주 손을 씻고 외출 시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