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입구에 아름다운 나무와 풀로 녹색 공간을 만들면 답답한 아스팔트 길을 밟으며 출근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을까. "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이 '감성 경영'을 선언했다. 취임 40여일 만에 '불도저'로 대표되던 현대건설의 기업 문화를 바꾸기로 한 것.목표는 '부드럽고 세련되게'다. 김 사장은 첫 작업으로 회사 입구를 어떻게 '부드럽고 세련되게' 꾸밀지 고민 중이다.

김 사장이 '감성 경영'을 들고 나온 것은 임직원들의 업무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톱 건설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에서다.

그는 무엇보다 소통을 강조한다. "조직에서 낮은 직급의 실무자로 일할 때는 개인의 역량이 90% 가까이 성과에 기여하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개인의 역량보다 주변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유연한 사고,직원들과의 교감을 통한 역량 발휘가 더욱 중요해진다. "

김 사장은 자신과 같은 최고경영자(CEO)도 임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방향을 설정하고 추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다음 달부터 옥상 정원 등에서 CEO와 직원들 간 런치 이벤트를 여는 등 CEO와 직원 간 거리를 좁혀 나갈 계획이다. 또 매달 한 번씩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된 임직원과 CEO가 함께 연극이나 영화를 관람하는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또 근속 연수 10년 이상 된 직원들에게 2주 이상 휴가를 줘 자기계발을 하도록 하고,칭찬 릴레이 등으로 사내 분위기를 확 뜯어고치기로 했다.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다독(多讀)도 매우 중요하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입으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말을 한다. 다독의 간접 체험과 지식 습득을 통해 눈에서 깊이 있는 메시지가 뿜어져 나온다. " 김 사장은 감성 경영은 마인드가 중요한데 유연하고 적극적인 마인드는 책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능력 있는 여성이 매우 많은데도 중역 중 여자가 없는 것은 문제"라며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열의가 있는 여직원은 빨리 관리 직급으로 키워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