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견조하게 상승하고 일부 종목들이 저점 대비 100% 이상의 수익을 내면서 투자자들은 펀드가 과연 효율적인 투자 수단인가라는 의문을 갖고 있다. 시중의 자금흐름을 살펴보더라도 이런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는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1200선을 넘어서자 국내 주식펀드에서는 환매 물량이 출회되기 시작했으며 이달 초부터는 매일 300억원 수준의 환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3월 초 10조원 수준에서 현재는 15조원 수준까지 가파르게 증가한 상태다. 이런 자금흐름을 통해 추측해 보면 투자자들은 펀드보다는 개별종목을 통해 그동안의 손실을 만회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개별종목이 펀드보다 손실 만회에 효과적인 투자 방법일까. 현재까지 나타난 개인투자자들의 매매 형태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주식시장이 1000선 수준에서 반등한 3월 초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KT&G 현대건설 OCI(구 동양제철화학) 하나금융 등을 순매수했으며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수익률은 9.6% 수준이었다.

반면 동일 기간의 국내 주식펀드 평균 수익률은 30.5% 수준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성과의 3배에 달했다. 코스피지수가 900선을 잠시 하회했던 작년 10월 말 이후의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 작년 10월27일 이후 개인투자자 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0.0% 수준이지만 국내 주식펀드 평균 수익률은 42.0%다.

투자 성과뿐만 아니라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것의 기본적인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반드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개별종목 투자는 펀드투자에 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만 한다. 지금처럼 시장의 흐름이 빠르고 종목별 움직임이 차별화되는 상황에서는 개별종목 선택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 대응도 단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종목선택에 따라 매우 큰 성과의 차이가 발생한다.

반면 펀드투자는 특정 종목을 선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초과수익은 포기해야 하지만 직접투자에 비해 편리하게 시장의 상승에 동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펀드는 선택이 잘못됐더라도 개별종목을 잘못 선택했을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투자 기간이나 자금의 성격에 따라 개별종목 투자와 펀드투자의 효용성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펀드의 경우에는 중장기 투자나 적립식 투자시에 효율적인 반면 단기투자 시는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개별종목이나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어떤 투자수단이 자신에게 적합한지는 투자자 자신이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손실을 빨리 만회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은 더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유행에 따르거나 단기적인 시황에 의존하기보다 합리적인 검토를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투자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성공투자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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