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Hi CEO] 당신의 전성시대, 눈물과 한숨으로 끝날 수도
어느 술자리에서 현직 사장들에게 이 얘기를 들려 줬다. 농담으로 건넨 말에 그들의 웃음기가 사라졌다. 일순 당혹스러웠는데 그들 중 한 사람이 답을 줬다. "나도 3년밖에 안 남았네…."
잘나가는 비즈니스 맨들에게 50대는 전성기다. 집에서보다 회사가 훨씬 편하다. 큰 결정이라는 부담은 있어도 잔일 스트레스는 없다. 일도 비서와 부하들이 대강을 다 해 놓고 차까지 제공받으니 용돈 쓸 일이 없다.
그러나 그 전성시대는 꺼지기 직전 촛불을 닮았다. 어느날 갑자기 정년퇴임 식장에서 고별사를 읽어야 할지 모른다. 아예 출세를 못해 수년간 이직 준비를 한 사람보다 못한 신세가 된다. 언제 막을 내릴지 알 수 없는 전성기의 풍운아들이 바로 이 시대의 전문 경영인들이다.
대기업에서 사장까지 마친 이들이라고 해서 별다를 게 없다. 국내 최고 기업조차 평생 쓰기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그렇다고 큰 사업을 벌이기엔 너무나 부족한 액수를 퇴직금으로 주는 게 현실이다. 괜히 사업을 벌여서 후배들과 전 직장에 피해 주는 일은 없게 하라는 사인이다. 그러다 보니 몇몇 헛바람 든 이들을 빼고는 대기업 전직 사장도 은퇴와 동시에 '영감'이 된다.
중소기업을 창업하면 일가를 이루는 오너 회장이 될 수도 있다. 아예 고시를 택했으면 출세가도를 달려 '직업이 장관'이 되는 멋진 길도 있다. 이에 비하면 대기업 경영자들은 전성기가 지나면 너무나 평범한 황혼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미 나이는 고급 호텔 피트니스 회원도 될 수 없는 신세.
그러니 전성기의 경영자들이여,각오를 새롭게 하라.성공을 목표로 하되 이왕이면 아주 큰 성공을 꿈꾸라.전성기 이후엔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더 달려라.글로벌 초우량 기업,한국을 대표하는 혁신 조직,직원들이 너무 행복해하는 회사를 만들 각오를 다져라.이왕이면 나라가 할 수 없는 일을 민간이 해결하겠다는 사명감에 불타면 더욱 좋다. 헬렌 켈러의 한 마디가 도움이 될 것이다. "인생은 대담한 모험이거나 아무 것도 아니다. "
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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