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에이앤피파이낸셜)가 20일 예비인수자 자격으로 예한울저축은행 실사에 참여했다. 예한울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경북 분당 전북현대 등 부실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계약이전 받아 설립한 가교은행으로 지난해 한차례 매각 작업이 진행됐으나 무산된 바 있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실사에 참여할지를 두고 내부적으로 이견이 많았지만 수신 기능이 있는 저축은행을 인수할 절호의 기회라 판단해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예한울저축은행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10여군데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앤캐시 외에 동양생명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키움증권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등의 금융회사들과 코아에프지 IMM 등의 사모투자펀드(PEF)들이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 관계자는 "500억~600억원 사이에 파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입찰은 다음 달 7일 실시된다.

러시앤캐시가 예한울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대출이자가 연 49% 가까이 되는 대부업체가 제도권 금융사를 소유하는 것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러시앤캐시는 지난해에도 예한울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실패한 전례가 있다.

러시앤캐시가 예보에 의해 우선협상자로 지정돼도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러시앤캐시는 일본 국적의 페이퍼컴퍼니인 J&K캐피털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J&K캐피털의 지분은 재일동포인 최윤씨가 모두 소유하고 있다. 자금조달을 사실상 대주주인 최씨에게 의지하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자격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