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마트 용산역점 육류코너를 찾은 주부 이정희씨(45)는 한숨부터 쉬었다. 삼겹살 두 근(1.2㎏) 가격이 2만6760원으로 한 달 새 2000원이 넘게 올랐기 때문.이씨는 "1년 전만 해도 2만1000원이면 샀다"며 "경기도 어려운데 삼겹살 값까지 오르니 이젠 먹을 게 없다"고 푸념했다.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삼겹살과 닭고기 가격이 초강세다. 이마트에서 14일 현재 삼겹살 가격은 100g에 2230원으로 한 달 전(2050원)보다 8.8%(180원) 올랐고,1년 전(1820원)에 비해선 22.5%(410원) 올랐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삼겹살(중품) 500g의 평균 가격은 지난 13일 현재 1만8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겹살 500g의 일일 평균 소매가격이 1만원을 넘어 선 것은 작년 6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삼겹살 값이 고공행진하는 이유는 △수입량 감소 △국내 사육두수 감소(2007년 960만두→올해 900만두) △사료값 상승 등이 고루 영향을 미친 때문이다. 정영주 이마트 축산팀 바이어는 "고환율로 삼겹살 수입이 줄어든 가운데 지난해 12월 음식점 돼지고기 원산지표시제가 시행돼 국내산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호 농협중앙회 차장은 "사육농가의 시설낙후로 돼지 폐사가 늘고 사료값 부담까지 겹쳐 당분간 삼겹살 값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닭고기 가격까지 크게 올랐다. 사료값 상승에 설 이후에도 수요가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닭고기 산지 가격은 14일 2100원(중 · 1400~1600g)으로 1년 전(1340원)보다 56.7%(760원)나 뛰었다. 이마트의 생닭 1㎏ 가격은 7400원으로 1년 전(5500원)보다 34.5%(1900원) 상승했다.

반면 쇠고기는 삼겹살 · 닭고기 쪽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세다. 롯데마트에서 한우(등심 · 100g)는 6950원으로 1년 전(6850원)과 비슷했다. 미국산 척아이롤과 호주산 척롤은 각각 100g당 1980원을 유지하고 있어,국내산 삼겹살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한편 지난달 가격이 급등했던 채소류는 이달 들어 햇품종이 출하돼 안정세이지만 작년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