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특정 파장의 빛을 선택적으로 증폭해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에 공급함으로써 전력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광결정구조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하이브리드재료연구센터 이현정 박사팀은 1 4일 나노미터(㎚=10억분의1m) 수준의 산화티타늄 입자를 활용해 특정 파장의 빛을 증폭시킬 수 있는 조밀한 역오팔구조의 광결정물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그동안 실험적으로 성공한 적이 거의 없는 고효율 광증폭형 태양전지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신소재분야 국제학술지 '첨단 기능성 재료(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광결정은 서로 다른 투명재료가 빛의 파장 정도의 공간적 주기성을 가지고 격자 형태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물질로 광결정 구조를 이용하면 특정 파 장의 빛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경우 빛에 반응하는 염료의 흡수 영역과 광결정구조가 반응하는 빛의 영역이 일치하도록 소자를 만들면 광증폭 효과를 통해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가시광선에 반응하는 수백㎚ 크기의 공극을 가진 광결정인 역오팔구조를 이용해 고효율의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만들려는 연구가 진행돼 왔으나 큰 성과가 없었으며, 효율도 대부분 0.6% 이하로 매우 낮았다.

역오팔구조는 구슬모양의 입자들을 배열한 다음 구슬 사이의 빈 공간에 모래를 채운 다음 구슬이 차지하던 공간을 없앨 때 만들어지는 구조다.

이 박사팀은 고분자 입자를 배열하고 입자 간 공간을 효과적으로 채울 수 있는 나노미터 수준의 산화티타늄 입자를 활용해 조밀한 역오팔구조의 광결정을 만들었으며 고분자 입자의 크기를 조절해 빛의 파장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광증폭형 태양전지는 효율이 3.5% 정도로 같은 구조를 이용한 기존의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5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박사는 "이 결과는 앞으로 광감응제의 흡 수 파장과 광결정구조의 크기를 같이 조절해 광감응제의 흡수를 증폭함으로써 태양전지의 효율을 최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연구는 염료감응 태양전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조의 태양전지에 접목함으로써 태양광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설명 : KIST 이현정 박사팀이 만든 역오팔구조의 광결정 그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