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란제리 판매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특히 붉은색 계열의 '야한 속옷'을 찾는 여성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며 심지 어 서양에서 유행하는 'T'팬티 인기도 급상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불경기에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속설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9일까지 신세계백화점에서 란제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층이 선호하는 란제리 브랜드인 캘빈클라인, 트라이엄프 등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각각 61.4%, 50.4% 증가, 란제리 매출 신장을 주도했다.

지난해 하반기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처음 선보인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란제리 매출도 50% 가량 증가했다.

또 불황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란제리와 잠옷의 역할을 겸하는 슬립, 이지웨어 등 홈웨어 란제리도 30% 가량 매출이 늘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올해 1~3월 란제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 해 9.3% 늘었고 이달 들어 9일까지 매출신장률은 12%에 달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1~3월 전체 란제리 매출 신장률이 1~2% 정도에 그쳤지만, 란제리 중에서도 '야한 속옷' 매출은 13%나 늘었고 4월 들어서는 19%까지 높아졌다.

야한 속옷의 판매 비중도 지난해 20~25%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35~40%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올 들어 란제리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1월 6%, 2월 7.5% , 3월 9%로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4월 들어서는 매출 신장률이 13%에 달했다.

이처럼 란제리 매출이 호조를 보이자 백화점들은 앞다퉈 대형 란제리 세일 행사를 열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13일부터 16일까지 '비너 스 브랜드 앙코르전'을 마련, 정상가격 대비 50% 할인하는 균일가상품전을 진행한다.

이 행사에서 브래지어 2만4천~4만9천 원, 팬티 6천~2만7천 원, 남성팬티.러닝 각 1만2천 원, 슬립 2만7천 원, 파자마 세트 4만~6만원 등에 판다.

현대백화점은 본점(13∼16일), 무역점(3∼5일, 17∼19일), 천호점(17∼19일), 목동점(21∼23일)에서 '세계 란제리 대전'을 연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평소 백화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브랜드까지 유치, 점포별로 200평의 대규모 행사장에서 진행한다.

비비안, 비너스,와코루, 우먼시크 릿, 프린세스탐탐, CK언더웨어 등 총 19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행사물량만 6만 점에 13억 원 규모다.

5천 원짜리 특가상품에서 12만 원짜리 고가 상품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

예년에는 판매한 적 없는 남성 속옷까지 준비한 것도 특징이다.

구매고객들의 영수 증수에 비례해 일정 금액을 백화점이 핑크 리본 캠페인에 기부하는 공익 캠페인도 함께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여성 캐주얼MD팀 이향남 CMD는 "일부 젊은 여성의 경우 최소 사이즈의 T팬티가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서는 40대 중반대까지 야한 속옷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져 불경기 야한 속옷이 잘 팔린다는 속설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백 화점도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와코르, 비비안 등 란제리 브랜드 세일행사를 대규모로 진행, 큰 호응을 얻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