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을 필두고 금융권이 유동성이 부족한 대기업에 대해 계열사를 매각하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으로서는 매각조건이 나쁘지 않은 만큼 금융권의 요구에 응하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민유성 산업은행 행장이 대기업들을 향해 구조조정의 결단을 요구했습니다. 대출한도가 이미 다 찼기 때문에 계열사를 매각하려면 완전히 계열분리를 하라는 것입니다. 계열분리를 해야만 사모펀드(PEF)를 통해 매입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민 행장의 어조는 단호했습니다. 산업은행은 45개 그룹 가운데 12개 그룹이 주채무계열로 선정되었기 때문에 민 행장의 선언은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입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특성상 계열사를 쉽게 내놓지 않을 것"이라면서 "매각조건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산업은행 주채무계열 가운데는 동부메탈 매각을 선언한 동부그룹이 현재로선 유일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매각조건이 유리한 만큼 유동성에 한계를 느낀 대기업들이 속속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산업은행의 경우 3~5년 뒤에 본래 주인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대기업 입장에서도 손해볼 일이 아닙니다. 과거 SK그룹과 벽산그룹 등은 주력계열사를 은행에 넘긴뒤 다시 되찾아온 사례가 있었습니다. 우리, 하나, 신한은행도 조만간 산업은행과 유사한 조치를 통해 대기업들을 압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자본시장과 업계에서는 몇몇 그룹의 계열사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작년말 재무제표 분석이 끝나는 4월말경이면 그룹별 계열사 매각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WOWTV NEWS 최진욱입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