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부주의 등으로 발생하는 산불로 인해 전국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가 자동차 20만대가 1년 동안 내뿜는 양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 이병두 박사팀은 9일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국내에서 산불로 소실된 산림의 양을 토대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추정한 결과 연평균 153만5천 이산화탄소톤(CO₂t)이 산불 때문에 배출된 것으로 추산됐다며 이는 자동차 19만2천여만대가 내뿜는 것과 맞먹는 양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산불로 1㏊의 산림이 탔을 때 소실 정도를 지표층만 타는 경우와 관목층까지 타는 경우, 나무 수관층의 잎과 가지까지 타는 경우로 나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산했다.

그 결과 1ha의 소나무숲이 산불로 탈 때 자동차 6.8대가 1년 동안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맞먹는 54.1 CO₂t이 배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이 이를 매년 산불로 소실된 산림 면적에 적용한 결과 2000년에 산불로 인해 857만3천 CO₂t이 배출되는 등 2007년까지 매년 평균 150만 CO₂t이 산불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많았던 산불은 2000년 강원도 삼척과 강릉, 고성 등을 휩쓴 동해안산불로 자동차 10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것보다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했으며 2005년 양양산불 때는 자동차 7천200여대의 배출량과 맞먹는 5만7천940 CO₂t이 배출됐다.

이병두 박사는 "탄소 흡수원이 돼야 할 산림이 산불 때문에 오히려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고, 죽은 나무가 썩으면서 방출하는 탄소량까지 포함하면 위에서 계산한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산불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불은 산림생태계와 지역 주민의 재산, 인명에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나라도 2012년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이 되는 상황에서 산불 예방과 산림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