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5일 한국 역사상 최초의 운하가 될지도 모를 경인운하의 착공이 있었다.

그러나 공사가 진행 중인 지금까지도 많은 시민들은 '운하의 정체'에 대해 어리둥절한 상태다.

원래 경인운하는 굴포천 유역의 상습적인 수해를 예방하기 위해 1992년 굴포천의 물을 서해로 빼는 방수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방수로(12.4㎞)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한강 쪽으로 3.8㎞만 연결되면 본래의 목적인 홍수 대비는 물론 평상시에도 운하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의 잇따른 문제 제기로 정책은 표류했으며 경인운하 사업은 재검토에 들어갔다.

당시의 재검토는 환경문제가 아닌 경제성에 대한 문제를 다시 고려하기 위함이었다.

그 후 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운하전문 기관인 네덜란드 DHV사에 의뢰한 결과 운하의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현 정부는 운하사업이 수해 예방은 물론 물류비 절감과 교통난 완화 등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경인운하를 시발점으로 하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정부는 경인운하 건설에 따른 기대효과로 신규일자리 2만5000개 창출과 3조원의 생산유발효과 그리고 화물소송과 여객 관광의 성과물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동의하지 않는 여론도 많다.

3월25일 경인운하백지화 수도권공대위는 정부의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뿐만 아니라 운하가 시작될 김포 고촌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천주교 인천교구의 사제단은 매일 오후 3시 인천 답동 성당에서 경인운하 백지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집행하고 있다.

이들은 경인운하가 건설될 경우 한강 하구에 살고 있는 온갖 동식물이 사라지며 습지가 물에 잠겨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한 방수로에 물을 채워두게 되면 홍수방지기능이 떨어져 인근 지역 사람들의 안전마저 위협한다고 말한다.

경제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경인운하용 바다하천 겸용선박'인 RS(river-sea)선은 일반 컨테이너선에 비해 건조비가 5배,유류비가 2배나 들고 차로 1시간 걸리는 18㎞ 거리를 3시간 이상 걸려 가는 인공물길을 열기 위해 2조2500억원의 세금을 투여하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경인운하사업은 대규모 국책사업인 데다 약간의 착오가 생겨도 돌이킬 수 없는 환경 · 경제 문제가 걸려 있다.

국가의 중대사를 충분한 국민적 합의 없이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모습은 정당성을 갖기 힘들다.

인명여고 3학년 조모양은 "경인운하에 대해 솔직히 아는 내용이 없다. 결코 가벼이 여길 사업이 아닌 것 같은데 왜 언론에서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학교 3학년 정가영양은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소리 소문 없이 일을 강행하는 정부의 태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애착을 갖는 우선 사업이 올바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고 토의하는 과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이동미 생글기자 (인명여고 3년) lwkm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