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 부산은행장(62)은 "은행이 호황기에는 대출을 늘렸다가 불황이 되면 거둬들이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중소기업과 서민을 위한 금융 지원에 은행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소기업 신규 대출을 지난해보다 5000억원 많은 1조5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고 연체 기록이 없는 중소기업은 분할상환금을 1년간 갚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위기가 지방은행에는 기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들이 최근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면서 고객 기반을 넓힐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그간 무리한 자산 확대 경쟁을 하지 않은 덕분에 지난해도 큰 폭의 흑자를 낼 수 있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을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영세 자영업자와 저신용자를 위한 대출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은행은 저금리 대출로 창업을 돕는 '자영업에 희망을' 프로젝트의 지원 대상을 기존 월 4개 점포에서 이달부터는 월 8개 점포로 늘렸다. 대출금리도 연 4.5%로 기존보다 1.0%포인트 낮췄다. 또 6000여개 거래업체의 구인정보를 구직자들에게 직접 제공,연말까지 2200명의 취업을 알선한다는 목표로 지난달부터 'BS 취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문화 · 예술활동 지원을 비롯한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해 지역 금융기관으로서의 책임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금융위기가 진정된 후에는 부산은행을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우선 상반기 중 자회사인 부은선물을 통해 증권업에 진출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여신전문금융 자산운용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궁극적으로는 부산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2006년 부산은행 10대 행장으로 선임됐고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