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일수록 우리 기업들의 수출소식은 더욱 반갑지요. 제약기업 중에도 활발한 수출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중 대표적인 회사가 LG생명과학입니다. 오늘 ‘기업이 희망입니다’, LG생명과학을 유주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1. 출범부터 해외 공략 B형간염백신 유박스B. 유니세프를 통해 전세계에 공급되는 이 백신은 LG생명과학의 수출 공신이다. 지난 2004년 첫 수출 계약으로 해외시장 문을 두드린 이 제품은 지난해 300억원의 수출을 기록했다. 유박스를 포함한 LG생명과학의 지난해 수출액은 1억1천만 달러로, 1억달러를 넘어섰다. 전체 매출액 2800억원 대비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서는 수준이며 이는 매출액 대비 비중으로 볼 때 제약기업 중 단연 1위다. [인터뷰] 홍사철 LG생명과학 해외사업부장 “세계 7천억달러 되는 제약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비중은 1~2%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제약시장에서 의미 있는 매출 달성하고 세계적 제약회사로 나가려면 해외로 갈 수밖에 없다. 저희는 처음 출범부터 연구개발에 집중해서 세계시장에 나가려고 했다.” 완제품 수출과 함께 기술수출로 벌어들인 로열티 수입도 수출에 한 몫 했다. 미국의 대형 제약사 길리어드나 일본의 다케다 등 유수 제약사로의 기술수출을 통해 지금까지 430억원의 로열티를 거둔 것. 기술수출된 물질들은 해외 자금력과 협력해 개발이 한창이다. [인터뷰] 김인철 LG생명과학 대표이사 “다케다와 하는 비만치료제의 경우 작년에 저희가 개발 후보물질을 발견했다. 그것으로 같이 전임상 들어가기로 진행 합의봤다. 간질환 치료제의 경우 미국 길리어드 사와 함께 작년에 진행한 임상 2상 결과가 잘 나왔고 후기 임상 2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LG생명과학은 여기에 힘을 보탤 또 하나의 야심작을 준비중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모든 허가를 마친 새로운 성장호르몬으로, 전세계 시장 규모가 3백만 달러, 우리 돈으로 4조원에 달하는 성장호르몬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 전망이다. #2. "바이오가 미래다" 해외시장 공략을 노리는 LG생명과학 성장호르몬은 투입한 호르몬이 몸 속에서 서서히 배출되게끔 만들어진 제품으로 환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인터뷰] 김성천 LG생명과학 최고기술책임자 “보통 성장호르몬은 매일 맞아야 한다. 저희는 성장호르몬을 생체에서 분해 가능한 히알루론산과 섞어서 서서히 방출되게 만들었다. 매일 맞는 것을 일주일에 한번만 맞게 한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제품은 아직까지 해외에서도 개발된 사례가 없다. [인터뷰] 홍사철 LG생명과학 해외사업부장 “서방형 성장호르몬 통해 미국시장에 진출할 생각이다. 지난해까지 성인성장호르몬의 임상3상을 완료했고, 올해는 FDA에 자료 제출하고 내년 허가를 받아 2012년 본격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서방형 성장호르몬 시장은 환자도 그리 많지 않고 처방 의사수도 많지 않아 영업조직을 세팅해 직접 시장진출하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호르몬을 포함한 바이오의약품시장에서 LG생명과학은 선두에 서 있다. 바이오치료제의 비중이 미미한 대다수 제약사들과 달리 매출액에서 합성화학치료제와 바이오치료제의 구성이 반반씩을 차지할 정도다. [인터뷰] 김성천 LG생명과학 최고기술책임자 “처음부터 바이오의약품이 미래라고 본 거다. 당시에는 유전공학 개념이었는데 여기에 투자한 것이다. 유전공학 제품 출시되게끔 해서 저희 회사 매출액의 50% 정도가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게 됐다.” 바이오치료제는 인체 친화적이어서 부작용 우려가 적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높아 앞으로 성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분야다. 중장기적 밑그림 위에서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해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3. 풍부한 포트폴리오 어렵다는 바이오의약품을 속속 출시하고 해외시장까지 나갈 수 있었던 건 연구개발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LG생명과학은 현재 연구개발 투자에 매년 600억원 가량을 쓰고 있으며, 매출액 대비 2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회사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덕분에 풍부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 돼, 신약 개발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낮췄다고 회사는 평가한다. [인터뷰] 김성천 LG생명과학 최고기술책임자 "신약 프로그램으는 12개, 바이오 제품 개발 프로그램 10개 이상을 항상 유지하고 있다. 그중 신약 프로그램으로 6개 정도가 전임상 임상 단계에 와 있고 바이오가 5개 정도 임상에 와 있다." 현재 개발중인 물질들은 당장 내년부터 매년 1~2개씩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2010년에는 유아 세균간염증인 뇌수막염을 예방하는 백신이 출시될 전망이다. 또 2011년에는 뇌수막염과 B형간염 파상풍 등 여러 질병을 동시에 예방하는 혼합백신이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백신이 출시되면 현재 수출 1위 품목인 B형간염 백신 유박스B처럼 UN을 통해 전세계에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뷰] 홍사철 해외사업부장 “현재는 GSK나 베르나, 인도 제약사 등 3개 업체들이 허가를 받아서 공급하고 있고 저희쪽은 현재 인도에서 3상 진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허가 맡으면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UN 측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2012년 경이면 당뇨병 치료제와 소아용 성장호르몬이 해외에서 출시될 전망이다. 2014년 이후에도 B형간염치료제와 간질환치료제 등이 줄줄이 개발 완료 예정으로 장기적 포트폴리오 완성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4. 기간별 전략 수립 최근 LG생명과학은 단기적인 전략 수립에 나섰다.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제품 출시에도 매진해 연구개발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고 회사 전체 규모도 키워보려는 생각이다. [인터뷰]김인철 대표 “이제는 1~2년 만에 출시할 수 있는 단기과제와 3~5년 중기 과제, 5~10년 장기과제로 끊어서 새롭게 전략을 수립했다. 저희 LG생명과학은 지난 몇년간 영업 마케팅력을 키워 왔으며 모든 분야에서 신제품을 내놓는 단기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특허만료된 치료제를 복제해 만든 제네릭의약품 진출도 선언했다. 의료비가 증가하며 각국은 복제약 사용을 정책적으로 독려하고 있어 복제약 시장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이 외에 피부 성형제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다각화된 신제품 출시를 크게 확대할 예정으로 올해 경영목표도 지난해보다 올려잡았다. [인터뷰] 김인철 LG생명과학 대표 “매출 목표인 3200억원은 작년 비해 13.5% 신장한 수치다. 경기 안 좋지만 과감한 목표를 세웠다. 지난 몇년간 꾸준히 고객을 좀 더 이해하고 고객 입장에서 제품 만들고 서비스 제공한다는 면에서 올해 매출 목표를 3200억원으로 잡았다.” #5. 모두가 주목하는 회사 LG생명과학은 이미 자체 개발 신약, 항균제 팩티브로 국내 최초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경험이 있다. 오리지널 특허를 가진 신약으로 수출까지 성공했다는 점 외에도 까다로운 선진국 기준에 맞추기까지 쌓아온 무형의 재산은 더욱 값지다. 이 무형의 재산 위에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전략적인 포트폴리오 발굴이 더해졌고 그 결과는 이제 가시적인 성과로 다가오고 있다. 그간 넘치리만치 해온 투자는,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지금 기업들이 나아갈 하나의 방향이 된다. 산과 나무를 동시에 보는 LG생명과학의 성장성에 제약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유주안기자 ja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