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오후 4시'로 바뀐 첫날인 1일 고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오전 9시 은행 문이 열리자마자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영업부를 찾은 병원장 김용진씨는 "9시30분에 진료를 시작하는 데 그 전에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진료를 준비하는 데 한결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홍철씨도 "지금까지 출근한 뒤 은행에 가곤 했는데 앞으로는 출근길에 은행을 들를 수 있어 편해졌다"고 반겼다.

하지만 영업시간 변경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던 탓인지 오후 4시를 넘겨 은행을 찾은 사람들이 꽤 많았다. 셔터를 내린 은행들은 옆문을 통해 고객들을 들여보내는 등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개인사업자 김모씨는 "그동안 거래처에서 4시까지 수금을 하고 은행 문 닫는 시간에 맞춰 겨우 입금했는데 이제 더 바빠지게 생겼다"며 "마감시간 전에 입금하려면 거래처를 재촉해야 하는데 그러다가 관계가 안 좋아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장모씨도 "전에는 4시 조금 넘어 은행에 들러 전날 수입을 통장에 넣은 뒤 5시쯤 가게 문을 열었는데 앞으로는 은행 가랴,가게 문 열랴 정신이 없을 것 같다"고 불평했다.

한편 영업시간이 앞당겨지면서 ATM CD 등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받지 않는 영업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에서 '오전 8시30분~오후 6시'로 바뀌었다.

ATM을 통한 자기앞수표 입금 마감시간도 오후 5시에서 오후 4시30분으로 앞당겨졌다. 타행 자기앞수표를 입금한 뒤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는 시간 역시 다음 날 오후 2시50분 이후에서 2시20분 이후로 30분 빨라졌다.

약속어음 당좌수표 가계수표의 결제대금 입금 시간은 오후 2시30분에서 오후 2시로 당겨졌다. 기업들이 전자어음 만기일에 부도를 막기 위해 입금을 해야 하는 시간도 오후 4시30분에서 오후 4시로 단축됐다.

영업시간을 바꾸지 않은 SC제일 HSBC 등 일부 은행들도 타행 자기앞수표 현금 인출,약속어음 · 당좌수표 결제,전자어음 업무 시간 등 은행 간 연결돼 있는 서비스는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각각 30분씩 앞당겼다.

강동균/유창재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