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은 31일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대출금리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되는 체계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CD금리가 하락했지만 조달금리가 높았던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CD금리 하락분을 대출금리에 반영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은행연합회에서는 최근 CD 은행채 예수금 등 조달원의 비중을 고려해 산정한 조달금리 가중평균치를 대출금리와 연동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행장은 또 4월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내리는 배경에 대해 "경기침체 때 은행들은 자산건전성이 나빠져 대손충담금 수요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데도 고객들의 이자부담을 줄여줘야 하는 '샌드위치' 입장에 있다"며 "하지만 리딩뱅크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인건비 등 경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운영을 해보기로 하고 금리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의 인건비가 도마에 오르는 것과 관련,"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합리적인 부분도 있다"며 "금융노조와 아직 합의가 되지는 않았지만 일반 직원의 임금을 낮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인수를 전제로 지난해 투자한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BCC) 주가가 폭락하면서 해외투자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는 "카자흐스탄은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못 미치는 등 국가위험이 낮은 데다 경기가 호전되면 성장 가능성이 높고 금융산업도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국민은행이 소매금융 노하우를 이전해 주면 많은 리턴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투자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나 올해는 국내에서 우리 코가 석자인 상황이어서 새로 해외 투자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 행장은 이날 배포한 '4월 조회사'를 통해 "올해는 본부와 영업점 간 유기적인 협조체제 아래 연체 관리에 총력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건전성 관리에 조직의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