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구자홍 회장 "존경과 배려가 비결"

70년을 해로(偕老)한 재계 원로 부부가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LS전선에 따르면 구태회(86) 명예회장과 최무(87) 여사는 오는 30일로 결혼 70주년을 맞는다.

구 명예회장 부부는 신랑, 신부 모두 10대였던 1939년 가약을 맺었다.

강산이 일곱 차례나 바뀐 지금까지 건강과 금실을 유지한 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이혼율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금의 현실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가족들은 특별한 기념행사 없이 조촐한 모임을 열어 구 명예회장 부부의 70번째 결혼기념일을 축하할 예정이다.

장남 구자홍 LS그룹 회장은 "두 분의 70년 결혼 생활을 지탱한 가장 큰 힘은 서로에 대한 존경과 배려"라며 "지금도 가족들에게 두 분의 정신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 명예회장 부부는 슬하에 구자홍 LS그룹 회장과 구자엽 LS산전 회장, 구자명 LS-Nikko동제련 부회장, 구자철 한성 회장 등 4남 2녀를 뒀다.

손자와 증손자 등까지 셈하면 부부의 직계 가족만 현재 50여 명에 이른다.

구 명예회장은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이다.

1958년 4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6선 의원을 지내며 국회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경영에서도 금성사 부사장, 럭키금성그룹 고문, LG그룹 창업고문 등으로 활약하다 지난 2002년부터 LS전선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LS그룹이 LG로부터 계열 분리하고 나서 4촌 형제간 공동 경영이 정착되기까지는 인품을 갖춘 구 명예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