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이름의 이니셜인 'L'과 'V'자를 감각적으로 포개 놓은 로고가 돋보이는 루이비통 '모노그램 캔버스' 핸드백은 많은 여성을 설레게 만드는 고가 명품 중 하나다.

1854년 파리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한 '루이비통'사는 2007년 매출 240억달러,종업원 수가 7만명이 넘는 세계 최대 명품그룹으로 성장했다. 산하에 △패션과 가죽제품 △향수와 화장품 △시계와 보석장신구 △와인과 독주 △소매점 체인 등 5개 소그룹이 거의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19세기 중반 마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먼 길을 먼지 날리며 다니던 시절에 적합한 여행용 가방은 빗물이 잘 흘러내리도록 뚜껑이 반원형인 것이 대세였다.

그러나 큰 요동 없이 레일 위를 고속으로 달리는 기차가 등장하면서,차곡차곡 많이 쌓을 수 있는 평편하고 각진 트렁크가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루이비통은 귀족들과 부유층을 상대로 튼튼하고 가벼운 회색의 각진 트리아농 캔버스 여행용 가방을 만들어 크게 성공했다.

범람하는 모조품과 차별화하기 위해,초콜릿과 베이지색 체크무늬의 '다미에'(Damier) 캔버스,그리고 이니셜 로고와 함께 꽃과 별이 형상화된 패턴이 반복되는 '모노그램' 디자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렇게 감성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운 멋과 느낌을 주는 핸드백,지갑이 소비자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루이비통은 확실하게 국제적인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인수합병을 통한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편 결과,루이비통 외에도 '크리스찬디올' '셀린느''펜디' '겐조' '마크제이콥스' '도나카렌' '지방시' 등 수많은 명품 패션 브랜드들을 소유하게 되었다. 같은 패션 아이템인 화장품과 향수는 물론,'태그호이어' '에벨' '쇼메' 같은 명품시계들도 모두 한 우산 속에 들어왔다. 현재 그룹이 소유한 명품브랜드는 모두 60개가 넘는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영을 맡은 조르주 비통은 패션에만 집중된 사업영역을 고급 알코올 음료 분야로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실제로 그룹이 소유한 패션 브랜드 제품의 주요 고객인 세계 각국의 상류 부유층은 국제적인 고급 알코올 음료회사들이 목표로 하는 구매 소비자층과 정확히 겹친다.

따라서 이 전략은 논리적으로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물론,세밀한 시장분석을 통해 인수합병(M&A)할 대상을 선정하고,철저한 품질관리와 소품종 소량생산을 통해 명성에 걸맞은 고가 전략을 사용하는 경영전략은 그대로 적용된다.

우선 1987년 최고급 샴페인과 코냑을 생산하는 '모엣샹동'과 '헤네시'사를 합병하면서 그룹 이름을 'LVMH'(Louis Vuitton Moet Hennessy)로 변경했다. 이어 1996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위트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 디켐'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와인사업에도 본격 진출한다.

일반 와인으로는 생테밀리옹 지방에서 가장 우수한 카베르네프랑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 슈발 블랑',뉴질랜드산으로 컬트 와인 반열에 오른 '클라우디 베이'를 비롯해 호주 아르헨티나에도 몇몇 우수 와이너리들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샴페인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데 '모엣 샹동''동 페리뇽''뵈브 클리코''메르시에''루이나트''크뤼그' 등 최고 · 최상의 샴페인 브랜드를 모두 소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 '모엣 샹동'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이며,'동 페리뇽'은 최상급 프레스티지 쿠베 샴페인의 대명사이다.

'뵈브 클리코'는 '모엣 샹동' 다음으로 생산량이 많은 브랜드로,일년에 1000만병 이상 생산한다. 고급 샴페인만 만들기로 유명한 '크뤼그'(Krug)는 스스로를 '크뤼그스트'(Krugist)라고 부르는 마니아들의 동호회가 있을 정도로 소비자의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다. 이 밖에 호주,미국,아르헨티나에도 발포성 와인을 생산하는 하우스들을 다수 소유하고 있다.

또한 독주(Spirit) 시장에도 참여하고 있는데,스코틀랜드 위스키 '글렌모렌지',주로 미국시장을 겨냥한 폴란드의 유명 보드카 '벨베드르'와 '쇼팽'을 인수했다. 최근엔 '10 케인'이라는 고급 럼주회사를 출범시켰다.

/와인칼럼니스트 · 여유공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