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본확충펀드가 이달 말까지 1차로 은행들에 4조3000억원을 지원한다. 시장 금리보다 최대 0.9%포인트 낮은 수준의 금리로 은행들이 발행한 하이브리드 채권이나 후순위채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 자본확충펀드 운영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이같이 1차 지원 및 매입 조건 등을 결정했다.

운영위는 이달 말까지 국민 하나 우리은행과 농협 수협 등 5개 은행을 대상으로 하이브리드채(30년 만기) 3조8000억원,후순위 채권 5000억원 등 모두 4조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리는 하이브리드채의 경우 시장 금리보다 최대 90bp(1bp=0.01%) 낮춰 주기로 했다. 또 후순위채는 최대 20bp 싸게 준다.

운영위는 또 은행들을 대외채무 지급보증 양해각서(MOU) 이행실적 등을 기준으로 우수군과 일반군으로 나눠 금리를 차별 적용하기로 했다.

우리 하나 신한 국민 경남 기업은행 등 우수군 6곳에는 하이브리드채 90bp,후순위채 20bp의 할인 혜택을 주고 외환 대구 부산 광주 제주 전북은행과 농협 수협 등 일반군 8곳엔 하이브리드채 60bp,후순위채 10bp를 우대해 주는 식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하이브리드채의 경우 6.59% 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운영위는 다음 달 2차분을 지원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신한금융지주 증자가 오는 25일께 마무리된 후 4월에 하이브리드채권 인수를 신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자본확충펀드 지원을 받은 은행과 약정서를 맺게 된다. 약정서엔 실물경제 지원을 핵심으로 한 지원자금 용도 제한과 펀드자금 활용 내역을 금융당국이 확인할 수 있도록 은행이 관련 자료를 월별로 제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금융위는 은행권의 자발적 신청을 위해 경영권 간섭 조항은 제외했다.

금융위는 20조원 규모의 은행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키로 하고 지난달 14개 은행으로부터 신청받아 12조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