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펀드가 3주 연속 수익률이 오르는 등 모처럼 햇살을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펀드의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기존 투자자라면 관망하거나 수익률 회복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중국이나 브라질 쪽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16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18개 러시아펀드는 지난 주말까지 3주 동안 평균 9.8%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20일 -9.33%였던 연초 이후 수익률도 -0.45%로 회복됐다. 러시아가 투자대상에 속한 유럽신흥국펀드 수익률도 -10.48%로 3주 전의 -19.45%에서 크게 호전됐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에 근접하면서 러시아 RTS지수가 지난달 20일보다 26%나 급등해 펀드 수익률도 회복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하이러시아플러스주식형''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주식형' 등 8개 러시아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플러스권으로 접어들었다. 다만 1년 수익률은 -7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최근 수익률이 회복세를 보이자 설정액도 늘고 있다. 지난 주말 러시아펀드 설정액은 8039억원으로 작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 비중 확대에 회의적이다. 채수호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러시아 내 신용불안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비중을 조금씩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 연구위원도 "앞으로 1년 이상을 보면 중국이나 브라질 등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은 국가들이 있다"며 "러시아 증시나 펀드 수익률 회복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