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미르 스리나가르에서 한 소년이 찢어진 비닐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성난 카슈미르 시위대와 이를 진압하려는 인도군 사이에 전쟁과 같은 충돌이 벌어졌지만 아이는 넋 나간 듯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익숙한 장면들이기에 아이는 더이상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지난 50여년 동안 인도와 파키스탄 영토분쟁의 무대였던 카슈미르. 그곳의 동심은 끊임없는 소요를 겪으며 비닐창처럼 갈라지고 깊은 상처를 입는다. 세월이 흘러 상처는 분노로 커지고 어른이 된 아이들은 다시 시위대 속으로 들어간다.

어떻게 하면 저 아이의 얼굴에 생기를 찾아줄 수 있을까. 어른들의 세상은 보여주지 않고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해 줄 '마법의 창문'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글=신경훈 영상정보부장/사진=AP연합뉴스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