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기업이나 브랜드의 인기가 10년을 넘기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엔 유독 20주년,30주년,40주년을 맞은 소비재 기업과 브랜드가 많아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장수 비결로 두터운 마니아층과 지속적인 품질 · 디자인 개선 노력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장수 브랜드들은 새로운 시장을 열어 해당 분야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속적인 리뉴얼이 비결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간판 제품인 '더위사냥'은 지난해 4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기존 커피맛에 이어 딸기 · 오렌지맛 등으로 다양화해 고객의 달라진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약품의 '미에로화이바'는 식이섬유 음료라는 시장을 개척한 제품.올해 출시 20주년을 맞아 GMO(유전자변형농산물) 우려가 있는 옥수수액상과당 대신 타피오카액상과당을 쓰고 병 색깔도 밝은 주황색으로 새단장했다.

30년 연륜의 농심 '꿀과배기',오리온 '밀크캬라멜',롯데제과 '빠다코코낫' 등은 중장년층 소비자에게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추억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꿀꽈배기'는 포장을 바꾸고,보존제 · MSG 등을 빼는 리뉴얼로 지난해 180억원어치가 팔린 스테디셀러다. 오리온은 월 매출 5억원이 넘는 '밀크캬라멜'에 최근 연유맛을 강화하고 영어 브랜드명을 넣어 고급화했다.

고급 캐주얼 시장을 개척한 제일모직 '빈폴'은 지난해 단일 의류 브랜드로 최대인 40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년간 '노세일'(no sale) 정책과 빈폴레이디스 · 빈폴골프 · 빈폴키즈 등 브랜드 확장을 통해 2003년 이후 국내 캐주얼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엔 미국 뉴욕에 디자인센터를 세우고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장수기업은 새로운 도약 모색

올해 식품 · 유통 · 호텔업계에 10년 단위로 기념일을 맞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식품업계에선 지난달 매일유업에 이어 동원산업(4월) 한국야쿠르트 · 오뚜기(이상 5월)가 각각 창사 40주년을 맞는다. 이들 업체는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1969년'식품 보국'을 기치로 설립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국내 1위 백화점인 롯데백화점이 오는 12월 30주년을, 홈플러스가 5월 10주년을 맞는다. 호텔업계에선 이달에 나란히 30주년을 맞은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이 양대 라이벌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 세계 1위 패스트푸드인 맥도날드를 밀어낸 롯데리아도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이젠 국내를 넘어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에서 선두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김진수/안상미/최진석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