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밀의 '자유론' 출간 150주년

[Cover Story] 자유주의란 무엇인가?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 1806~1873)의 '자유론'이 출판된 지 올해로 150년을 맞았다.

다윈의 진화론이 출판된 것도 공교롭게 150주년을 맞았다.

두 책이 모두 근대 이후 인류의 정치, 경제 생활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오늘날 다윈의 후손이 아닌 사람이 없고 밀의 제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진화론과 자유론은 지금도 인류의 이념을 지배하고 있다.

생글생글은 지난 1월12일 178호에서 진화론을 다룬 데 이어 이번에는 자유론을 다룬다.

자유론은 사상의 자유, 개인주의, 작은 국가, 법치주의, 시장경제, 사유 재산권의 보장을 골자로 하는 존스튜어트 밀의 사상을 집대성한 책이다.

오늘날 민주사회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밀이 살던 시대는 산업혁명이 요동을 치면서 빈부격차가 막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시대이기도 했다.

그는 당시 사회일각에서 제기되던 사회주의 사상에 대해서 막상 사회주의가 도입되면 권력을 향한 치열한 투쟁이 벌어지고 사회가 대중의 여론에 휩쓸리 면서 개인의 가치가 훼손되고 결과적으로 이상사회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회주의의 멸망을 예고하기도 했다.

현대 사회의 지성인 중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유주의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유주의는 중세 기독교 사회에서 시민들이 종교의 자유를 주창하면서 싹트기 시작했다.

그 후 산업혁명으로 재산을 모든 중산층과 상인계층(부르주아)이 절대왕권의 부당한 요구에 저항하면서 근대 시민의식이 확산되었고 이러한 변화가 제도로 정착된 것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제도이다.

자유주의자들은 사회주의자들과 달리 인간의 불완전성을 인정한다.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누구나 비판할 자유가 있어야 하며 권력자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일 관용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는 사회주의가 멸망한 것은 역설적으로 이를 주창했던 칼 마르크스가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천사 같은 아내와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 탐욕과 같은 인간의 불완전성을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유주의 주창자들은 19세기 후반 빈부격차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제적 자유를 어느 정도 허용해야 하느냐를 두고 논란을 빚기도 했다.

케인즈, 존 롤스 등의 학자들은 정치 권력은 물론 가난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진정한 자유인이라면서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이에크는 정부가 다시 시장에 개입할 경우 관리들의 정보 부족과 능력의 한계, 즉 불완전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다시 노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노직은 노력한 만큼 소득을 얻는 제도야말로 자유주의의 진정한 결실이자 사회정의이므로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재분배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의견도 다르지만 '모든 인간은 사회적으로 평등한 권리와 존엄성을 갖고 있다'는 자유주의의 기본 관점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현대 사회의 사상적 기초를 이루고 있는 자유주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자세히 알아 보자.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