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또 한번의 시험대가 될 3월 첫째주 금융시장은 불안한 모습으로 출발했다. 원 · 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1596원까지 치솟았고 주식시장은 1010선대로 후퇴했다. 위기설이 나돌 만큼 금융시장의 대내외 여건은 결코 좋지 않다. 정부는 금융불안이 확산되고 이것이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는 악순환(惡循環)에 빠지지 않도록 면밀한 모니터링과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무엇보다 국제적인 금융불안 요인들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큰 걱정이다. 미국 경기지표의 악화와 씨티그룹 국유화 등으로 인한 미 증시 추락, 동유럽 경제위기 우려 등이 국내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은행권들이 위기에 직면하면서 투자자산 회수가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 국내 금융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들의 주식매도세, 3월이 만기인 은행들의 외화차입금과 외국인 보유채권, 외국인 주식배당금 유출 우려, 그리고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수출부진 등 국내적 요인들이 겹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이 어느정도 안정될 때까진 국내 금융시장 불안도 쉽게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부는 국내 위기요인만이라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안팎의 위기요인들이 상승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최근 일본은행들의 자금회수 우려를 씻기 위해 노력하고, 외국인 채권투자 비과세, 해외동포 전용펀드 설립 등의 방안을 내놓은 건 시의적절했다고 보지만 한시라도 경계를 늦춰선 안될 일이다. 특히 조그만 위기에도 출렁거리는 외환시장을 면밀히 살피면서 유사시 안전장치도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월 들어 수출부진이 둔화되면서 무역흑자를 기록한 점이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준이 못된다. 밖에서는 우리나라의 단기외채 규모가 크고 은행 예대율이 높은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를 상쇄할 유일한 카드는 경상수지 흑자밖에 없는 만큼 수출에 대한 총력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도 내수의 급격한 둔화(鈍化)를 막을 보다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