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치료법의 하나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봉독(蜂毒:bee venom)의 염증 억제 효과가 유전자 차원의 연구를 통해 처음 규명됐다.

봉독은 벌에서 추출한 독으로 꿀벌이 방어수단으로 독낭(독주머니) 안에 간직한 독액이다. 무색투명하고 점성이 있는 액체로 강한 쓴맛이 난다.

한방에서는 벌침을 인체에 직접 쏘는 대신 인체에 유효한 벌독을 추출 정제해 경혈(침자리)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장형석 자생한방병원 관절척추센터 원장팀과 경희대 배현수(한의대) · 민병일(의대) 교수팀은 봉독의 염증 유전자 억제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최근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이 학술지는 전 세계 대체의학 가운데 과학적 사실로 증명된 논문만 게재한다.

연구팀은 봉독을 염증 유발 관련 세포에 첨가한 다음 1시간 동안 유전자 칩 분석을 통해 유전자의 동향을 관찰한 결과 4만6657개의 유전자 중 129개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