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로 채무불이행자 급증
주택담보대출 채무불이행도 `쑥'


가계 대출이 사상 최고수준으로 급증했으나 은행이나 신용정보기관 등에서 낮은 신용등급을 받은 개인고객의 대출은 지난해 말부터 오히려 줄어드는 등 대출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한 해 가계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일정기간 금융거래에 제재를 받은 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도 크게 늘었다.

특히 낮은 신용등급 계층의 채무불이행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돼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 "저신용층은 사금융으로 내몰려"
한국신용정보(이하 한신정) CB연구소가 1일 밝힌 `가계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대출보유자의 수는 1천610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통계기준 변경으로 채무자가 이상 급증한 신용 최하위등급인 10등급을 제외한 대출보유자 수는 1천507만4천명으로 전분기인 작년 9월말의 1천512만명에 비해 4만6천명이 감소했다.

특히 대출 연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신용 하위등급(7∼9등급)은 작년 9월말의 317만7천명에서 303만5천명으로 14만2천명이나 줄었다.

또 이들 하위등급(7∼10등급)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에서도 작년 6월말에는 전체 대출에서 비중이 26.3%였으나 작년말 현재 24.96%로 낮아져 이들이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상위(1∼3등급)와 중위(4∼6등급)의 제2금융권 대출규모는 같은 기간 각각 4.29%→4.37%, 11.22%→11.32%로 늘어났다고 한신정은 전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한국은행은 작년 한 해 우리나라 전체 가계빚이 전년보다 57조원 이상 늘어난 688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일반인의 전반적인 신용도를 나타내는 신용등급은 `비슷한 부도율을 가진 동질한 집단의 모임'으로, 은행이나 여신기관에서 대출 등 의사결정 때 이용되며 최우량등급인 1등급에서 위험등급인 10등급까지 나눠져 있다.

◇ 가계대출 부도율↑…주택담보대출 부도율도 `쑥'
대출받은 자금을 제때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자가 되는 비율인 가계대출 부도율도 높아졌다.

가계대출 부도율이란 일정시점에서 과거 1년간 채무불이행자로 등재된 대출보유자 수와 1년전 전체 대출보유자의 수 간 비율을 말한다.

전체 대출자산 부도율은 작년 말 현재 3.86%를 기록해 2007년말의 3.53%에 비해 0.33%포인트 높아졌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0.09%포인트 증가했고, 이는 최근 1년내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신정은 전했다.

특히 현재 연체 중이거나 매우 심각한 연체경험을 갖고 있어 부실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된 최하위 10등급은 50.97%에서 54.10%로 3.13%포인트나 높아지는 등 하위계층이 경기침체 영향으로 채무불이행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담보대출 보유자의 부도율도 2.43%로 0.14%포인트 높아졌고, 전분기에 비해서는 0.12%포인트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최근 1년내 가장 높은 수치다.

주택담보대출 보유자의 부도율은 모든 등급에서 전분기보다 높아졌는데 특히 비교적 신용이 낮은 7등급과 8등급의 증가폭이 각각 6.46%와 15.24%로 전분기인 작년 9월 말의 6.08%와 14.17%에 비해 0.38%포인트와 0.77%포인트 올라갔다.

이는 최근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한 계층이 제대로 돈을 갚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한신정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이웅 곽세연 기자 nadoo1@yna.co.krabullapia@yna.co.krksyeon@yna.co.kr